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어시스턴트 등 인공지능(AI) 음성 비서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난데없는 보안 논란에 휩싸였다.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은 후 이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버클리대 연구원은 AI 음성 비서가 음악이나 대화 소리에 섞인 아음속 명령어에 반응한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초음속의 반대 개념인 아음속은 박쥐가 이용하는 주파수처럼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소리다.


중국 저장 대학교 학생들이 아음속 주파수로 AI 스피커를 테스트하는 모습. / 저장 대학교 학생 유튜브 갈무리
중국 저장 대학교 학생들이 아음속 주파수로 AI 스피커를 테스트하는 모습. / 저장 대학교 학생 유튜브 갈무리
보고서에 따르면 AI 음성 비서는 사람의 목소리 이외의 명령에 반응한다. 사람이 귀로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고도 전화를 걸거나 특정 웹사이트를 방문하라는 등 명령을 수행한다. 물건을 구매하거나 현관문 잠금장치 해제 등 명령에도 반응한다. 버클리대 측은 AI 스피커가 최대 7.6m쯤 떨어진 거리에서 들려오는 아음속을 듣고서 사진을 찍거나 문자를 보냈다고 보고했다.

버클리 대학교와 워싱턴의 조지타운 대학교 학생은 2016년 백색소음, 유튜브 비디오 소리 등에 아음속 명령어를 섞어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꾸거나 웹 사이트를 여는 모습 등을 시연했다. 2017년에는 프리스턴 대학교와 중국 저장 대학교 연구원들이 아음속 주파수로 음성 인식 시스템을 작동하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니콜라스 칼리니 버클리 대학교 학생(컴퓨터 안전 박사과정)은 "악의를 가진 누군가가 이를 악용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