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생산 지연에 이어 주요 임원의 잇따른 사퇴, '오토파일럿' 오작동으로 보이는 사고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에 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조직 개편을 내걸며 직원 다독이기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직원에게 "테슬라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철저한 재구성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필요 없는 단계를 제거해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기능을 통합할 것이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어 "직원을 계속 충원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4월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4월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테슬라는 최근 7개월 동안 고위 경영진 9명을 놓쳤다. 한 명은 장기 휴직을 신청했다.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마케팅 담당이던 존 맥닐은 지난 2월 자동차 공유 업체 리프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떠났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을 주로 만나던 매튜 슈월 현장 성능 엔지니어링 이사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 에릭 브랜더리즈 최고회계책임자, 수잔 레포 재무 담당 부사장, 짐 켈러 자율주행 및 저전력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 셀리나 미코락낙 전지 품질 및 재료 분석 수석 매니저, 존 워거 배터리 엔지니어링 수석 이사, 윌리엄 도넬리 재무 담당 사장, 제프 에반슨 글로벌 투자 담당 부사장 등이 테슬라를 떠났다.

주요 임원진이 사라진 이후 머스크는 영업∙서비스 부서 등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있다. 중간 관리자가 사라지자 보고 단계를 줄인 것이다. 또한, 머스크는 목표 생산량 달성에 실패한 모델3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중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테슬라는 2018년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나,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모델3 생산이 지연되면서 현금 보유액도 줄었다.

머스크는 "4월 중순 모델3 생산 공장을 가동 중단하기 전에 2주 만에 모델3 4750대를 생산했다"며 "두 달 안에 모델3을 주당 5000대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소적이다.

바클레이즈는 "테슬라가 과대평가 됐다"고 평가했고,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테슬라가 현금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여기다 NTSB는 잇따라 발생한 테슬라 자동차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3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로 운행 중이던 모델X가 충돌 사고를 일으켜 운전자가 사망했다. 11일에는 모델S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에서 정지신호를 받고 정차해 있던 소방차를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NTSB는 오토파일럿을 문제 삼는다면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도 제동이 걸릴 여지가 남아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영진의 이탈은 테슬라가 모델3을 충분히 생산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