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정보 유출 파문 사태로 미국 의회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데 이어 유럽 의회에도 출석한다. 유럽 의회에서 한 증언은 공개되지 않는다. 저커버그는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별도로 만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이하 현지시각) 저커버그가 이르면 다음 주에 유럽 의회에 출석해 개인 정보 파문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은 "이것은 자신감 회복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다"라며 "유럽 시민은 (저커버그로부터) 충분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의회의 최우선 과제는 개인 정보와 저작권 보호, 소비자 권리 보호 등 디지털 시장에서 오가는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다"며 "거대한 인터넷 기업은 가짜 뉴스와 불법 콘텐츠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4월 10일(현지시각)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상원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월스트리트저널(WSJ) 청문회 라이브 갈무리
4월 10일(현지시각)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상원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월스트리트저널(WSJ) 청문회 라이브 갈무리
페이스북은 3월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이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을 위해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용됐다고 폭로했다. 페이스북은 자체 조사 결과 애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87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에 대한 비공개 조사에 들어갔다. 미국 37개 주와 영국 정보위원회가 페이스북 조사에 나섰다.

여기다 저커버그는 4월 10일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했고 4월 11일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청문회에서 개인정보 유용 파문과 관련한 증언을 했다.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페이스북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영국 의회와 유럽 의회 역시 저커버그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고, 저커버그는 유럽 의회에 출석하기로 했고, 영국 의회 참석 요구는 거절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유럽 의회의 지도자를 만나 대화하고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다"며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를 보여줄 기회라 생각해 유럽 의회 출석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유럽 의회 증언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 유럽 의회 자유당 당수인 가이 베르호프슈타트(벨기에) 의원은 "왜 라이브로 진행되지 않느냐"며 "비공개로 진행될 경우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1월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에서 열린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에서 회동하고 있는 모습. / 트위터 갈무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1월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에서 열린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에서 회동하고 있는 모습. / 트위터 갈무리
◇ 저커버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 예정

저커버그는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릴 '테크 포 굿(Tech for Good)' 콘퍼런스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 브라이언 크라니치 인텔 CEO,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CEO 등 IT 업계 리더를 초대했다.

로이터는 16일 "마크롱 대통령은 저커버그와 세금, 개인정보 보호 관련 협상을 1주일 이내에 개최할 예정이다"며 "유럽연합(EU)에 세금을 내고 가짜 뉴스를 방지하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과 저커버그는 1대 1 미팅을 가질 예정이며 솔직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프랑스를 창업 국가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 개막 직전에도 베르사유궁에 각국의 기업 리더를 초청해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에는 페이스북을 대표해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참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커버그가 25일 발효되는 EU의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법에 맞춰 유럽을 찾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