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사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조선미디어그룹 ICT 전문 매체 IT조선은 북한의 정보통신·문화 등 기존 대중이 잘 몰랐던 북한의 현 모습을 심층 분석함으로써 독자의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예정이다. <편집자주>

2002년 7월 1일 소비재 시장 제도화를 골자로 한 북한 '경제관리개선조치'가 시행됐고 2009년에는 상품을 사고파는 '장마당' 규제가 완화됐다. 북한 주민은 원하는 가전 제품을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북한 주민들은 주로 중국이나 한국산 가전 제품을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LCD TV와 냉난방 기기, 전기밥솥, 소형가전 제품 중 한국산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고위 간부 집에 마련된 가전 제품 모습. / 자유북한방송 홈페이지 갈무리
북한 고위 간부 집에 마련된 가전 제품 모습. / 자유북한방송 홈페이지 갈무리
북한은 가전 제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평양이나 지방에 TV·선풍기·세탁기·냉장고·전기다리미 등 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지만, 통일부 조사 결과 원자재·에너지 부족으로 1970년대 한국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북한의 주요 가전 제품 수입국은 일본이었다. 2000년대 중반 일본의 대북 제재조치가 심화되고 교역량이 줄자, 북한은 인접국인 중국과의 가전 제품 교역량을 늘렸다.

주요 수입 가전 제품은 컬러TV며, 그 중에서도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LCD TV가 눈길을 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14년 북한의 대중국 LCD TV 수입액은 7504만달러(809억원)에 달했다.

북한(1874년)은 한국(1980년)보다 일찍 컬러TV 방송을 송출했다. 이어 '세계의 추세 및 흐름에 발 맞추라'는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2011년부터 디지털 방송 전환을 준비했다. 북한은 2013년 디지털 방송을 시험 제작했고, 2015년부터는 HD 방송을 송출 중이다.

북한의 디지털 방송 규격은 한국·미국 등이 쓰는 것과 다른 유럽식(DVB-S2)이다. 한국 방송사가 북한 관련 자료 화면으로 인용하는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도 디지털 방식의 HD 방송을 송출 중이다.

북한 군 간부·고위층·부유층 주민 사이에서는 한국산 전기밥솥이나 에어컨 등의 인기가 높다. 한국수출입은행 북한 연구센터 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 주민의 '밥가마(전기밥솥)' 사랑은 유별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삼성·LG전자 에어컨 및 드럼 세탁기가 북한 부유층의 인기 혼수 품목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이 좋고 설명서가 한글이라 사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전 제품을 은어로 부르고, 본체에 장착된 브랜드 로고를 떼 중국 혹은 미국산으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전 제품은 정식 수입되지 않고 대부분 밀수로 전파된 것이 대부분이다. 2016년 북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이 2억3400만원 상당의 가전 제품과 기호식품을 밀수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북한 고위층과 달리 일반 주민은 고급 가전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가격이 비싼 것도 문제지만, 심각한 전력난 때문에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북한 주민들은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디지털 TV 대신 일반 TV와 VTR(Video Tape Recorder) 등 소형 가전을 주로 사용한다. 장마당에 가면 이들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2017년 말 개봉한 영화 '강철비'를 보면, 주인공의 딸이 한국 가수의 노래를 부르다 야단맞는 모습이 나온다. 북한 청소년은 실제로 VTR과 비디오·카세트테이프 등으로 한국 예능 방송과 음악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하기 쉽고 저렴한 중국산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와 녹음기도 인기 품목이다.

#북한 #남북정상회담 #가전 #TV #냉장고 #밥솥 #소형가전 #전기밥솥 #VTR #비디오 #디지털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