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2일(이하 현지시각) 유럽 의회에 출석해 사용자의 개인 정보 유출 파문에 대해 사과했다. 4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고개를 숙인 지 한 달여 만의 일이다. 하지만 저커버그가 타깃 광고 금지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며 유럽의회 의원 중 일부가 비판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22일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의 책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실수였고 유감이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의원은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 유용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을 이용한 가짜 뉴스의 확산 방지 방법, 25일부터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 준수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22일(현지시각) 유럽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우). / 유튜브 갈무리
22일(현지시각) 유럽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우). / 유튜브 갈무리
맨프레드 웨버 의원은 페이스북의 시장 지배력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는 페이스북의 독점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저커버그에게 "민주주의와 사회를 파괴하는 '디지털 괴물'을 창조한 천재는 아닌지 생각해보라"며 "페이스북이 유럽 독점금지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의원들의 질문 모두에 답을 하지는 않았다. 특히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타깃 광고 거부권을 허용할지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유럽의회 의원 일부는 저커버그의 답변 태도를 비판했다. 얀 필립 알브레히트 독일당 의원은 "저커버그는 청문회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예, 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유럽의회 청문회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청문회는 유럽의회 의원 12명이 질문을 한 뒤 저커버그가 한꺼번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답변 시간은 22분쯤으로 모든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저커버그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피해 가면서 유럽의회 의원의 공격을 피했지만,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유럽 지역에 3000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해 올해 말까지 인원을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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