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가상을 실제 현실로 끌어들이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술을 일제히 선보이면서 차세대 가상현실(VR)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VR 이미지. / LG디스플레이 제공
VR 이미지. / LG디스플레이 제공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주최로 2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는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가 앞다퉈 차세대 VR 패널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몰입감 넘치는 VR을 구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은 디스플레이 해상도 문제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 형태의 현 VR 기기는 양쪽 눈의 시차를 활용해 원근감을 표현하는 스테레오스코픽 3D 방식을 따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양쪽 눈에 각각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것이지만, 스마트폰을 장착하는 경우처럼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HMD의 경우 각각의 눈에 보이는 해상도는 절반이 된다. 스마트폰이 4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해도 실제 눈으로는 풀HD(1920×1080) 해상도를 보는 셈이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화면의 해상도가 낮으면 하나하나의 픽셀이 보이는 소위 '모기장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VR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결국, 작은 디스플레이 면적에 얼마나 고해상도를 구현하는지가 VR 시장을 선점하려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구글과 손잡고 VR용 초고해상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선보인 LG디스플레이다. 구글과 LG디스플레이는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등 현재 상용화된 VR 기기에 탑재된 패널보다 해상도가 3배 높은 OLED 패널을 공개했다.

구글과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선보인 VR용 초고해상도 패널. / 나인투파이브구글 제공
구글과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선보인 VR용 초고해상도 패널. / 나인투파이브구글 제공
이 패널은 4.3인치 크기에 4800×3840 해상도를 구현했다. 화소수는 1800만, 인치당 픽셀 수(ppi)도 1443개에 이른다. 시야각은 가로 120도, 세로 96도로 비교적 넓다. 화면 주사율도 초당 120회(㎐)로 비교적 부드러운 프레임 전환이 가능하다.

구글에 따르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최대 해상도는 9600×9000, 인식할 수 있는 최대 픽셀 수는 2183ppi 수준이다. 사람 눈의 시야각은 가로 160도, 세로 150도다. 구글과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패널은 아직 시제품 단계지만, VR용 초고해상도 패널 기술의 나아갈 길을 잘 보여준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해상도는 조금 낮지만, 크기가 더 작은 VR용 패널을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43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2개로 만든 VR 제품은 3840×2160 해상도에 1200ppi를 구현했다. 이는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 해상도의 2배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시회에서 이 제품과 ppi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존 VR 제품을 나란히 시연해 화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선보인 VR용 초고해상도 패널 비교 시연 코너의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선보인 VR용 초고해상도 패널 비교 시연 코너의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한편, 징둥팡(BOE), AUO 등 중국과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는 OLED에 집중한 한국과 달리 미니 LED 백라이트를 적용해 밝기와 해상도를 끌어올린 저온 다결정 실리콘(LTPS) 기반 LCD 제품을 각각 선보이며 향후 VR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스포스는 VR 기기 판매량이 2016년 900만개에서 2020년 5000만개로 5.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16년 8조원 규모 시장이 4년 만에 80조원 규모로 10배쯤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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