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생활패턴의 변화로 의류 건조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14㎏ 건조기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건조기 시장 '후발주자'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먼저 14㎏ 건조기를 내놓으며 공세에 나섰고, '선두주자'인 LG전자도 21일 14㎏ 건조기를 출시하며 맞대응했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건조기 시장을 선점해 뒤처진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반면 LG전자는 70%에 달하는 기존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대용량 시장도 장악하겠다는 계산을 한다. 건조기 시장의 대세가 9㎏ 제품에서 14㎏ 제품으로 바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건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10만대였지만 2017년 60만대로 1년새 6배 증가했다.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만대쯤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왼쪽)·LG전자 트롬 건조기. / 각사 제공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왼쪽)·LG전자 트롬 건조기. / 각사 제공
가전업계에서는 14㎏ 건조기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낸다. 현재 기존 9㎏ 건조기의 판매 비중이 월등하지만 빠르면 2~3년 내 14㎏ 건조기가 중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14㎏ 신제품이 나온 것은 기존 9㎏ 제품을 사용한 고객이 더 큰 용량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아서다"라며 "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누구나 보유 중인 수준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신규 수요는 활용성이 높은 14㎏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통 가정용 세탁기는 15㎏대가 표준용량이다. 9㎏ 건조기로는 최대로 돌린 세탁기 속 의류를 한번에 소화하기 어렵다. 14㎏ 건조기가 나온 이유다.

14㎏ 건조기 확산의 걸림돌은 고가의 가격이다. 2월 출시된 삼성전자 14㎏ 건조기 '그랑데'의 출고가격은 189만~199만원, LG전자가 21일 출시한 14㎏ 트롬 건조기의 출고가격은 179만~189만원이다. 9㎏·14㎏ 건조기의 가격 차는 50만~60만원쯤인데 건조기를 구입할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대용량 건조기 설치가 곤란한 기존 건축물 구조도 문제다. 신축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이상 세탁기 주변에 14㎏ 건조기까지 설치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가전업계는 결국 활용성이 높은 대용량 제품으로 고객 수요가 옮겨갈 것을 확신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나 빌라는 이미 건조기 공간을 고려해 짓고 있다"며 "가격 부담이 낮아질 경우 2~3년 후 대세는 14㎏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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