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공룡메카드' 장난감이 최근 국내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지만, 장난감 업계는 규제 기관인 정부가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공룡메카드를 만든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이하 초이락)는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발 불법 복제 장난감의 문제점은 '유해성'에 있다. 장난감 업계에 따르면 짝퉁 장난감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며, 이들 제조업자는 유해물질 걸러지지 않은 재생 플라스틱으로 짝퉁 장난감을 생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난감은 어린이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공룡메카드 장난감 정품(왼쪽)과 짝퉁 모습. /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제공
공룡메카드 장난감 정품(왼쪽)과 짝퉁 모습. /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제공
초이락은 최근 소비자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전국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짝퉁 공룡메카드 장난감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불법 복제 장난감은 정품과 달리 패키지 겉면에 제조사와 유통사 표식이 없어 구별할 수 있지만, 장난감 자체만 보면 세심하게 보지 않으면 일반 소비자가 분간해 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초이락에 따르면 짝퉁 공룡메카드 장난감은 재래 시장에서 8000원쯤에 판매된다. 정품 장난감 가격은 2만1000원이다. 문제는 짝퉁이 중고장터에서 정품으로 둔갑해 한다는 것이다.

초이락 한 관계자는 "KC인증을 받은 정품과 달리 불법 가품은 유해물질이 포함돼 어린이들에게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을 수도, 고장이 나도 AS를 받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 복제품을 유통한 판매자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불법 복제품은 제작한 업자 외에 판매자도 법적 책임을 진다. 실제로 초이락은 2015년 '터닝메카드' 불법 복제품 판매자에게 상표권 및 저작권 침해에 따른 형사고소를 진행했고, 해당 판매자는 벌금형을 받았다.

◇ 인기 장난감이 불법 복제 타겟

장난감 업계에서 중국발 짝퉁 장난감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에는 어린이 사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팽이 장난감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불법 복제품이 시장에 범람해 국내 정식 판매자인 영실업이 짝퉁 장난감 단속에 나섰다.

짝퉁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장난감. / 김형원 기자
짝퉁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장난감. / 김형원 기자
문제는 장난감 업계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단속에 나서도 중국 짝퉁 장난감 국내 유입을 100%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장난감 업계 한 관계자는 "불법복제 장난감 유통 업자는 일반 수입 경로가 아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내에 유입하는 케이스가 많고, 세관 당국에 적발되더라도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기 때문에 짝퉁 장난감의 국내 유입이 근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불법복제 장난감 유통업자는 단속 기관의 눈을 피해 기존 동대문, 화곡동에 위치한 장난감 재래시장을 벗어나 대전 이남 지역으로 이동해 유통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 정부의 느린 대응에 장난감 업계 분통 터져

장난감 업계에 따르면 짝퉁 장난감 단속은 산업통산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가 담당한다.

무역위원회는 하위 기관인 사단법인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에게 짝퉁 피해 사례를 접수 받는다. TIPA는 분야별로 짝퉁 피해 사례를 접수할 기업 및 단체를 선정했는데, 장난감 분야의 경우 사단법인 '완구협회'가 짝퉁 장난감 피해 사례 접수 업무를 담당한다.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 TIPA와 무역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단속 여부를 결정하고, 단속을 하기로 결정하면 특별 사법 경찰(특사경)이나 서울시 민생 경찰단에 단속를 위임한다.

문제는 피해 접수부터 실제 단속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장난감 업계 한 관계자는 "장난감은 제품 사이클이 6개월 주기로 굉장히 빠르게 움직인다"며 "피해 접수에서 단속까지 시간이 지체되면 국내 장난감 제조사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제대로 된 짝퉁 단속 마저도 쉽지 않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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