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심장론’ 강조한 시진핑…中, 삼성·하이닉스 담합 조사

이광영 기자
입력 2018.06.03 15:41 수정 2018.06.03 20:08
중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개사의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도체 심장론’ 제시 이후 본격적인 해외업체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와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5월 24일 미국 마이크론에 '웨탄'(約談)을 진행했다. 웨탄은 중국 당국이 감독대상 기관 관계자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면담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26일 중국 우한의 국유 반도체 회사 우한신신을 둘러보고 있다. / 조선일보 DB
중국 상무부는 웨탄에서 지난 수 분기 동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다며 우려를 드러냈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 경쟁을 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은 5월 31일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반독점국은 3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가격조사국, 상무부 반독점국, 공상총국 반독점국이 합쳐져 세워진 시장감독기구다. 반독점국이 대대적 조사에 나선 것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반독점국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배경에 가격 담합 등을 통한 시세 조정이 있었는지, 반도체 공급 부족을 악용해 끼워팔기 등 위법 행위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ZTE 제재 후 ‘반도체 굴기’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이 해외업체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업체로부터 부품 공급이 중단된 ZTE는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몰렸다. ZTE는 부품의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3일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4월 26일 중국 우한에 위치한 국유 반도체 업체 ‘우한신신’을 시찰 중 “반도체는 인체의 심장과 같다”며 “심장처럼 중요한 반도체 영역에서 중국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반도체 심장론을 제시했다.

시 주석의 발언 이후 중국 정부는 5월 ‘2019년 중앙 국가기관 IT 제품 구매계획 공고’를 냈다. 중국 부처와 공공기관, 반도체 부품 조달 기업이 중국산 반도체 제품 및 부품을 일정 비율 구매해야 하는 내용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는 관례적인 것으로, 우리는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21세기경제보도는 2016년 3분기부터 2년 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해 메모리 소비가 많은 중국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중국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은 889억2100만달러(95조5900억원)로 2016년 대비 40% 급증했다.

이 매체는 2017년 판매액 기준으로 가격 독점 행위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징금이 4억4000만~44억달러(4730억~4조7300억원), 2016년 이후 기준으로는 8억~80억달러(8600억~8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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