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3차 무역협상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서면서 통상 전쟁 우려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일러스트 IT조선 김다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일러스트 IT조선 김다희 기자
4일 AP통신,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버 로스 상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2일 베이징에 도착해 류허 중국 부총리와 3차 무역협상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이틀에 걸쳐 2차 무역협상 당시 합의한 공동성명 이행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협의했으나, 어떤 합의안이나 공동성명 채택도 이뤄지지 않았다. 협상의 세부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다. 로스 장관은 결국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 백악관은 3차 무역협상 직전 500억달러(53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방침을 일종의 도발로 받아들이고, 중국 역시 대등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은 대미흑자 축소를 위해 농산물 및 에너지 수입 확대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해당 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으나, 중국의 안이 미국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 압박과 기술이전 금지, 첨단기술 억제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자 미국이 강경 모드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미 의회에서는 앞서 중국과의 2차 무역협상 합의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3차 무역협상 결렬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또한 관세 폭탄으로 맞받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미국산 수입품 106개 품목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미국은 25% 관세를 매길 구체적인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에서 “세 번째 무역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두 경제 대국은 이르면 이달 초부터 1000억달러(107조원) 규모의 통상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