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폭스(이하 폭스) 인수를 두고 펼쳐진 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와 컴캐스트 간 대결이 디즈니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0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폭스 자산을 현금 포함 713억달러(79조28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폭스가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WSJ은 폭스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 정부 당국의 규제 심사 등 절차가 남았지만 대주주인 루퍼트 머독 회장과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19일 만나 인수·합병(M&A) 건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 트위터 갈무리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 트위터 갈무리
폭스를 품은 디즈니는 1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OTT)인 넷플릭스에 반격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1억2500만명에 달한다. 디즈니는 가입자 3470만명인 OTT 3위 훌루의 지분 60%를 소유하게 돼 넷플릭스 독주 저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맺은 신작 영화에 대한 독점사용권 계약도 2019년 끝난다.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 등 마블코믹스를 보유한 디즈니가 ‘엑스맨’ 시리즈 판권을 가진 폭스를 인수하면서 2019년부터 다양한 캐릭터가 결합된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단독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디즈니는 컴캐스트가 폭스 인수에 뛰어들자, 인수액을 기존보다 35% 높은 713억달러로 높였다. 앞서 디즈니는 2017년 12월 폭스 주식을 주당 28달러(3만1100원)로 계산해 제시한 524억달러(58조2700억원)보다 35%쯤 증가한 금액이다.

컴캐스트는 13일 폭스 인수금액으로 650억달러(72조2800억원)를 불렀다.

폭스 측은 디즈니의 새 제안에 대해 “컴캐스트가 제안한 것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머독 회장은 “폭스·디즈니의 M&A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혁신 기업을 창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폭스 주주에게 현금 50%와 주식 50%를 제공할 계획이다. 21세기 폭스의 부채 137억달러(15조2300억원)를 떠안는다. 총 인수액은 850억달러(94조5000억원)에 달한다.

디즈니는 21세기폭스의 영화사업과 TV스튜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훌루, 미 케이블 네트워크 FX, 내셔널지오그래픽, 지역스포츠채널, 해외채널 스카이PLC 등을 인수한다. 폭스 뉴스 부문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