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영국에서 ‘최고 TV’를 가리는 타이틀전이 열리지만 정작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타이틀전을 개최하는 매체의 공신력에 대한 의문과 함께 평가 과정 상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영국 TV 평가 전문 웹사이트 ‘HDTV 테스트’와 소매유통업체 ‘크램프튼&무어’는 7월 15일 런던에 위치한 ‘헤어필드 아카데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4개 업체의 TV 제품을 대상으로 평가전을 연다.

삼성전자 QLED TV(왼쪽)와 LG전자 OLED TV. / 각사 제공
삼성전자 QLED TV(왼쪽)와 LG전자 OLED TV. / 각사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세계적인 IT 전시회인 CES나 IFA 등에서 신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들은 수상 실적이나 소비자 전문매체 평가 결과를 내세워 서로 1등 제품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곳에서 공개적으로 경쟁 제품을 모아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매체는 흔치않다. 영국에서 진행되는 TV 평가전이 관심을 받는 이유다. 주최 측은 LG전자·소니·파나소닉의 OLED TV 3종과 삼성전자의 QLED TV 1종 등을 평가 대상 모델로 선정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HDTV 테스트는 화면색상 보정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업체인 ‘포트레이트 디스플레이’ 소속 전문가와 함께 4개 업체 TV의 성능과 화질을 평가한다. 일반인 평가단도 나와 점수를 매긴다. 평가가 끝난 후 종합 평점이 가장 높은 제품에 ‘2018년 최고 TV’라는 타이틀이 수여된다.

미국 포브스는 이번 대결에 대해 “삼성전자 QLED가 OLED 군단과 승부를 겨루게 됐다”며 “평가단에 포함된 음향영상(AV) 전문가와 소비자는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겉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QLED 진영과 OLED 진영 대표주자로서 자존심 승부를 펼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사자인 양사는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HDTV 테스트의 공정성에 의구심이 있어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며 “평가 대상 TV는 HDTV 테스트가 자체 공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DTV 테스트 측은 이번 TV 평가 방식을 수년 전부터 지속해 왔다. 하지만 가전업계는 HDTV 테스트의 TV 평가가 때때로 각국의 공신력 있는 매체와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는 등 의미부여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세계 12개국 비영리 소비자잡지의 성능 평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공신력이 낮거나 공정성이 의심되는 매체의 평가에는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6년 HDTV 테스트가 공개 평가를 통해 발표한 최고 TV는 22표 중 9표를 얻은 삼성전자의 SUHD TV였다. LG전자 OLED TV는 당시 4표로 3위에 그쳤다.

반면 2017년 평가에서는 파나소닉의 OLED TV가 최고 TV에 등극했다. 2016년 최고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 TV는 부문별 최고상을 한 분야도 받지 못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파나소닉 TV는 비영리 소비자잡지 등 공신력 높은 TV 평가 매체에서는 높은 순위를 거의 받지 못했다”며 “HDTV 테스트는 들쑥날쑥한 평가 기준과 결과 때문에 신뢰를 잃은 모습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