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인력 9%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주택용 태양광 사업 축소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양산이 지연되면서 자금난에 빠지고 6분기 연속 적자에 따라 내부 단속을 본격화했다.

로이터는 22일(이하 현지시각) 테슬라 내부 문서와 전∙현직 직원의 말을 인용해 태양광 부문 자회사 솔라시티의 미국 내 태양광 설비 제조시설 12곳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유튜브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유튜브 갈무리
솔라시티는 내부 문서에서 미국 9개 주의 12개 시설을 폐쇄하고, 주택 자재 판매업체 홈디포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솔라시티는 홈디포와의 협업으로 매출액의 절반을 거뒀다. 솔라시티는 미국 캘리포니아∙메릴랜드∙뉴저지∙텍사스∙뉴욕∙뉴햄프셔∙코네티컷∙애리조나∙델라웨어 등에 있는 태양광 시설을 폐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솔라시티는 미국 네바다와 유타에 위치한 태양열 고객 서비스 콜센터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라시티는 태양광 패널 설치, 판매 회사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촌 두 명이 2006년 7월 설립했다. 테슬라는 일부 주주가 솔라시티와의 합병에 의문을 표시했지만, 테슬라의 배터리 사업을 솔라시티와 수직으로 통합하면 경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2016년 11월 26억달러(2조9036억8000만원)에 솔라시티를 인수했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21%, 솔라시티 지분 22%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솔라시티 이사회 의장이었다.

로이터는 "테슬라의 태양광 사업의 생존 가능성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며 "머스크가 추진한 솔라시티와의 합병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테슬라는 로이터에 "태양열 및 배터리 사업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사업과 같은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력 9% 구조조정에 태양광 사업 축소

머스크는 12일 트위터를 통해 "어렵지만, 테슬라에 필요한 개편이다"라며 전체 직원 9%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미국 내 인력 규모는 3만명쯤으로 추정된다. 머스크의 말 대로라면 3000명 안팎을 감원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또한 테슬라의 회사 영업 비밀을 해킹에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전직 직원을 고소하는 등 내부 다지기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20일 네바다주 연방법원에 "전직 직원 마틴 트립이 회사 기밀과 영업 비밀 정보를 해킹했고, 제3의 회사에 넘겼다"며 소장을 제출했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트립씨는 2017년 10월부터 테슬라 배터리 공장에서 공정관리 기술자로 근무하다 업무 성과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올해 5월 부서를 옮겼다. 테슬라는 소장에서 트립씨가 이에 불만을 품고 회사에 보복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테슬라는 트립씨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델3에 불량 배터리가 사용됐다’, ‘제조공정에서 엄청난 폐기물이 발생한다’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3700만원대 모델3 생산 지연 문제를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월과 4월에 이어 5월에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점검에 나섰다. 여기다 테슬라 자동차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 라인이 멈춰서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3월 테슬라의 모델X가 오토파일럿 모드로 운행하던 중 충돌 사고를 일으켜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미국 당국이 원인을 조사 중이다. 그 사이 오토파일럿 책임자는 1년도 안 돼 교체되는 등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위해를 가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 소수가 테슬라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