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E는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이자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상하이 MWC 2018) 메인스폰서다. 하지만 ZTE는 중국에서 개최된 대표적 이동통신 박람회에 부스를 꾸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쓸린다.

관람객 쉼터로 변한 ZTE 부스. / 상하이=유진상 기자
관람객 쉼터로 변한 ZTE 부스. / 상하이=유진상 기자
27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MWC 2018에서 ZTE는 화웨이·차이나텔레콤·차이나모바일·에릭슨·노키아 등 주요 기업이 자리한 N3 구역에 775㎡ 규모의 대규모 부스 공간을 마련했지만 전시품을 내놓지 않았다. 비워진 공간은 전시회에 참관한 관람객의 휴식 공간으로 변했다.

이는 ZTE가 최근 미국으로부터 받은 제재조치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제재조치로 인해 천문학적인 손실이 불가피해져 매각설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ZTE가 망했다는 말까지 스스럼 없이 나온다.

. / 촬영=유진상 기자·영상편집=이재범 PD

미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정부 제재로 인한 ZTE 손실액은 기존 계약 취소와 기회손실 등을 포함해 20억달러(2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700억위안(12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ZTE는 4월 16일 미국 상무부로부터 이란 및 북한 제재 위반 혐의 등으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하는 제재를 받았다. 중국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10억달러(1조1219억원)의 벌금 납부와 경영진 및 이사회 교체 등 조건으로 미국 정부와 협의하며 기사회생에 성공한 듯 보였다. 하지만 미 의회가 ZTE 재제를 다시 부과한다는 국방수권법안(NDAA) 개정안을 과반수로 통과시키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중국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ZTE는 미국의 부품을 구매해 제조하는 기업 수준에 불과했다”며 “미국 제재 조치로 인해 협력업체도 위기에 빠졌다는 말이 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