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형 PC를 장만할 때 SSD(Solid State Drive)는 선택이 아닌 필수 부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도 SSD가 HDD보다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아는 데다, 가격도 부담 없는 수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기본 저장장치로 SSD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드코어 게이머나 하드웨어 마니아, 고성능이 필요한 전문가 중에는 기존 SSD의 성능으로도 만족 못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플렉스터 M9PeG 512GB 모델. / 최용석 기자
그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NVMe’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이에 기반을 둔 고성능 SSD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플렉스터의 ‘M9PeG’도 그중 하나입니다.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인터페이스는 HDD용으로 개발된 기존의 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SSD에 최적화된 전용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러한 NVMe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플렉스터 M9PeG는 더욱 고성능이 필요한 게이머와 하드웨어 마니아, 전문가들에게 적합한 데이터 읽기/쓰기 성능을 제공합니다.
고성능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앙증맞은 크기의 플렉스터 M9PeG SSD. / 최용석 기자
강력한 성능의 최신 SSD임에도 불구하고 플렉스터 M9PeG의 외형은 ‘이게 정말 고성능 SSD가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너비 2㎝, 길이 8㎝로 성인 남성의 손가락 하나와 길이는 비슷하고 폭은 약간 더 넓은 수준입니다.
초박형, 초소형 시스템을 위한 M.2 연결 방식을 채택했다. / 최용석 기자
이는 플렉스터 M9PeG가 ‘M.2’라는 최신 연결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인텔에서 개발한 M.2 슬롯은 내부 공간이 비좁은 초박형 울트라북이나 미니 PC 등을 위해 탄생한 소형 연결 규격입니다. 실제로 플렉스터 M9PeG는 M.2 슬롯이 있다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미니 PC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쉽게 장착할 수 있습니다.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기가바이트 에어로 15’에 달린 추가 SSD용 M.2 슬롯. / 최용석 기자
다만, M.2 슬롯 중에는 NVMe를 지원하지 않고 이전의 SATA 방식만 지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때문에 플렉스터 M9PeG를 구매하기 전에 사용 중인 PC의 M.2 슬롯이 NVMe 규격을 지원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전체적인 형태는 작은 기판 위에 SSD의 핵심 구성 요소인 콘트롤러와 캐시(cache) 역할의 RAM,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 플래시가 가지런히 몰려있고, 그 위에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써멀패드(thermal pad)와 독특한 모양의 검정색 알루미늄 소재의 방열판이 얹혀 있는 단순한 형태입니다.
제품 뒷면은 각종 인증 정보를 표시하는 제품 스티커가 전부다. / 최용석 기자
고성능인 NVMe 방식 SSD는 기존 SATA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열이 많이 발생합니다. 때에 따라 발열이 심하면 성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써멀패드와 방열판을 탑재한 플렉스터 M9PeG는 그만큼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 걱정을 덜 해도 됩니다.
다만, 일부 최신 노트북이나 메인보드는 M.2 SSD의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써멀패드나 방열판이 달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M9PeG와 같은 제품이나 방열판만 없는 ‘M9PeGN’ 모델을 선택하면 됩니다.
3가지 형태로 출시된 플렉스터 M9Pe 시리즈 SSD. / 플렉스터 제공
참고로, 플렉스터 M9Pe 시리즈는 자체 방열판이 있는 M9PeG, 방열판이 없는 M9PeGN, M.2 슬롯이 없는 시스템을 위한 PCI 익스프레스 카드형 M9PeY의 3가지 형태로 출시되어 사용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방열판이 없는 같은 제품인 M9PeGN 모델을 기준으로, 전통적으로 플렉스터 SSD가 주로 사용하는 마벨(Marvel)사의 ‘88SS1093’ 콘트롤러와 도시바의 최신 토글방식 64단 3D TLC 낸드플래시를 탑재했습니다. 캐시 메모리는 512MB의 RAM이 장착됐습니다.
마벨사의 SSD 콘트롤러는 예로부터 중고급형 SSD에 꾸준히 사용되는 제품으로, 평균 이상의 성능과 안정성을 고루 겸비했습니다. 도시바의 64단 3D 낸드플래시는 TLC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내구성과 빠른 성능, 긴 수명을 제공합니다.
데스크톱 메인보드의 M.2 슬롯에 플렉스터 M9PeG를 설치한 모습. / 최용석 기자
형태나 장착 방식이 달라도 플렉스터 M9PeG 역시 PC에 연결하면 동일하게 일반적인 드라이브로 인식됩니다. 처음 사용하기 위해 디스크 관리자에서 파티션을 설정하고 포맷하는 것도 기존 일반 HDD와 SSD와 차이가 없습니다.
윈도 디스크 관리에서 정상 인식된 플렉스터 M9PeG SSD. / 최용석 기자
샘플로 제공된 M9PeG 512GB 모델의 경우, PC에서 인식 및 포맷을 마치면 실제로는 476.94GB의 용량으로 인식됩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저장장치 제품의 표기 용량은 ‘1000MB(메가바이트)=1GB(기가바이트)’가 기준이지만, 컴퓨터에서는 ‘1024MB=1GB’를 기준으로 표시하기 때문입니다.
30GB 이상 용량이 적게 표시되면 뭔가 속은 느낌이지만, 이 제품뿐 아니라 다른 제품, 나아가 업계 전체에서 같은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냥 짚고 넘어갈 부분입니다.
크리스탈 디스크마크 프로그램으로 측정한 플렉스터 M9PeG의 성능. 사양표에 근접한 읽기/쓰기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플렉스터 M9PeG의 성능은 사양표 기준으로 512GB 모델이 최대 연속 읽기 3200MB/s, 연속 쓰기 2100MB/s의 빠른 성능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저장장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크리스탈 디스크마크’로 성능을 측정해 보니 사양표에 표시된 것과 거의 같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같은 플렉스터의 SATA 방식 SSD인 ‘M7V’ 모델과의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이는 대략 블루레이급 화질의 영화 한편(약 8GB)을 5초 안에 복사할 수 있는 성능입니다. 기존의 일반 SATA 방식 SSD의 최대 연속 읽기/쓰기 성능이 최대 550MB/s 전후가 한계인 것을 고려하면 읽기의 경우 최소 약 5배 이상, 쓰기의 경우 약 3배 이상의 월등한 성능을 발휘하는 셈입니다. 같은 플렉스터의 SATA 방식 SSD와 비교해도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집니다.
플렉스터 M9PeG는 일반적인 PC 작업보다는 고사양 게임이나 전문 작업 등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대표적인 고사양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실행 모습. / 최용석 기자
최대 읽기/쓰기 성능이 높은 만큼 ▲대량의 데이터를 자주 읽어 들이는 게임 플레이나 ▲풀HD(1920x1080)급 이상의 고화질 영상 편집 ▲비압축 RAW 형식의 고해상도 원본 사진 편집 등의 작업을 할 경우 확연히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바꿔말하면 그 정도의 성능이 필요 없는 ▲PC의 부팅이나 ▲‘오피스’로 대표되는 업무용 프로그램의 실행 및 사용 ▲멀티미디어 감상 ▲인터넷 검색 정도로는 훨씬 저렴한 일반 SSD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플렉스터 M9PeG가 게이머 및 전문가용 제품임을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플렉스터 SSD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용 유틸리티. / 플렉스터 홈페이지 갈무리
그 외에도 플렉스터 M9PeG는 기존에 플렉스터가 제공하는 다양한 SSD 유틸리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로 드라이브를 생성해 중요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플렉스볼트’ ▲SSD보다 더욱 빠른 RAM을 이용해 SSD의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는 ‘플렉스터보’ ▲자주 쓰지 않는 데이터를 압축해 SSD의 전체 용량을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플렉스 컴프레서’ 등 SSD의 성능과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유틸리티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플렉스터 M9PeG는 고성능 PC의 성능을 더욱 극대화하기에 적합한 고성능 저장장치다. / 최용석 기자
고성능 게이밍 PC의 성능을 100% 발휘하고 싶거나, 게임의 실행 및 데이터 로딩 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경우, 고품질·고용량 영상이나 사진의 편집을 좀 더 부드럽고 쾌적하게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안정적인 성능과 다양한 활용성까지 겸비한 플렉스터 M9PeG는 탁월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