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보조금 근절,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판매 행태가 기존 가입자를 재가입시키는 이른바 집토끼(기기변경) 잡기 경쟁으로 변화했다.반면 타 이통사 가입자를 모시는 번호이동 시장은 꽁꽁 얼어붙는 추세다.
기기변경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5월 기기변경 가입자는 92만7145명이다. 이는 같은 달 번호이동을 한 47만7367명과 비교해 2배쯤 된다. 4월 역시 번호이동 가입자가 43만8448명, 기기변경은 87만3546명이다. 3월은 50만947명이 번호이동을 할 때 기기변경은 105만9030명 수준이었다.
휴대전화 시장의 트렌드가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으로 변화된 것은 정부의 정책적 추진력이 한 몫을 했다. 통신 시장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번호이동 소비자에게 과다하게 지급되는 불법보조금 관련 단속을 강화했고, 몸을 사리는 판매점은 탈이 없는 기기변경 판매에 집중하는 추세다.
여기에 매달 통신료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종전 20%에서 25%로 5%포인트 오르며 공시지원금을 받는 소비자보다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었다. 가입 요금제에 따라 금액 차이는 있지만, 의무 가입기간 2년 기준으로 요금할인과 공시지원금 총 할인액을 비교하면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쪽이 더 이득이다.
6월 시장에서 손실은 KT가 가장 크고, LG유플러스 가입자가 오히려 늘었다. LG유플러스는 6568명이 순증했으며, KT는 2769명이 순감했다. SK텔레콤은 3799명이 순감할 뻔 했으나 망을 임대해 쓰는 알뜰폰 업계가 고객을 대거 가입시키며 순감 인원은 983명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보다는 기기변경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이득이 됐다”며 “통신사간 경쟁이 번호이동에서 이통사 본연의 서비스와 요금 경쟁으로 바뀌며 번호이동 시장이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