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보조금 근절,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판매 행태가 기존 가입자를 재가입시키는 이른바 집토끼(기기변경) 잡기 경쟁으로 변화했다.반면 타 이통사 가입자를 모시는 번호이동 시장은 꽁꽁 얼어붙는 추세다.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전경. / IT조선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전경. / IT조선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집계한 6월 통신서비스 통계 자료를 보면, 번호이동 시장은 3개월째 40만명대에 머물렀다. 6월 번호이동 가입자는 45만1751명으로 5월보다 2만5616명 줄었다. 3월 국내 번호이동 시장은 50만947명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3월을 제외하면 40만명 수준이다.

기기변경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5월 기기변경 가입자는 92만7145명이다. 이는 같은 달 번호이동을 한 47만7367명과 비교해 2배쯤 된다. 4월 역시 번호이동 가입자가 43만8448명, 기기변경은 87만3546명이다. 3월은 50만947명이 번호이동을 할 때 기기변경은 105만9030명 수준이었다.

휴대전화 시장의 트렌드가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으로 변화된 것은 정부의 정책적 추진력이 한 몫을 했다. 통신 시장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번호이동 소비자에게 과다하게 지급되는 불법보조금 관련 단속을 강화했고, 몸을 사리는 판매점은 탈이 없는 기기변경 판매에 집중하는 추세다.

여기에 매달 통신료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종전 20%에서 25%로 5%포인트 오르며 공시지원금을 받는 소비자보다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었다. 가입 요금제에 따라 금액 차이는 있지만, 의무 가입기간 2년 기준으로 요금할인과 공시지원금 총 할인액을 비교하면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쪽이 더 이득이다.

6월 시장에서 손실은 KT가 가장 크고, LG유플러스 가입자가 오히려 늘었다. LG유플러스는 6568명이 순증했으며, KT는 2769명이 순감했다. SK텔레콤은 3799명이 순감할 뻔 했으나 망을 임대해 쓰는 알뜰폰 업계가 고객을 대거 가입시키며 순감 인원은 983명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보다는 기기변경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이득이 됐다”며 “통신사간 경쟁이 번호이동에서 이통사 본연의 서비스와 요금 경쟁으로 바뀌며 번호이동 시장이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