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가 최고 경영진을 교체하며 미국 정부가 제재 철회 조건으로 제시한 조건 중 하나를 이행했다.
5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ZTE은 독일 사업 책임자 출신인 쉬쯔양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인사관리 책임자 등 C레벨 임원을 교체했다. 쉬쯔양은 1998년 프로그래머로 ZTE에 입사해 2014년부터 2년 동안 독일 사업부를 이끌었다.
미국 상무부는 4월 ZTE가 미국의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추가 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ZTE가) 10억달러(1조786억원)가 넘는, 아마 13억달러(1조4021억8000만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새로운 경영진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말하며 제재 철회를 시사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6월 7일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10억달러(1조1060억원)의 벌금과 이사회∙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냈다.
다만, 미 상원이 ZTE 제재 완화를 취소하는 것은 물론 미국 정부 기관이 ZTE와 화웨이의 장비나 서비스 구매·임대를 금지하는 내용을 국방수권법에 담아 통과시킨 것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ZTE 제재 해제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