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터와 전기주전자, 멀티 오븐과 미니 청소기 등 ‘소형 가전’이 각광 받고 있다. 꾸준히 증가하는 1인 가구 위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외 가전 제조사는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며, 특히 독특한 디자인과 개성을 앞세운 외산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애프터서비스 문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대표적인 숙제로 꼽힌다. 소비자는 제품 구매 시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외산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내 업체보다 수리받기 더 힘들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다.

◇ 늘어나는 1인 가구…소형 가전 각광

KB경영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 15.5%쯤이었던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15년 27.2%를 기록했다. 업계는 1인 가구수가 매년 5.1%씩 늘어난다는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2045년 우리나라 1인 가구수가 520만에 달할 것으로 본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의 주거·생활·소비 습관은 3~4인 가구와 다르다. 이들은 식재료를 조금씩 자주 사며, 주거 공간도 아파트보다 작은 원룸이나 빌라를 선호한다. 1인 가구가 간편하고 부피가 작은 소형 가전을 선호하는 이유다.

1인 가구가 선호하는 대표적인 소형 가전으로는 ▲커피와 차를 끓이는 전기주전자 ▲음식 조리의 기본인 블렌더 ▲손쉽게 아침식사를 마련해주는 토스터 ▲식재료의 맛과 소비자 건강까지 살리는 조리기구 에어프라이어 등이 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소형 가전. / 각 제조사 제공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소형 가전. / 각 제조사 제공
소형 가전 판매량은 증가세를 보인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밝힌 2018년 상반기 소형 가전 판매량 신장률은 지난해 대비 13(에스프레소머신)~227%(무선물걸레청소기)에 달한다. 이마트 역시 2018년 상반기 소형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8.9(소형 선풍기)~108.9%(핸디청소기) 늘었다고 집계했다.

◇ 해외 가전 브랜드, 국내 소형가전 시장 진입…유통가도 PB 앞세워

해외 가전 브랜드는 조금씩 성장하는 우리나라 1인 가구 및 소형 가전 시장을 일찌감치 주목했다. 테팔은 그릴과 전기주전자, 일렉트로룩스는 블렌더 등 ‘주방 소형 가전’ 부문 강자다. 무선 청소기와 선풍기를 앞세운 다이슨, 소닉케어 및 에어프라이어가 주력인 필립스는 ‘생활 소형 가전’ 부문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냈다.

성능과 디자인을 겸비한 ‘스타일 소형 가전’의 평가도 좋다.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고유의 디자인과 색상, 성능을 앞세워 해마다 국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이들의 2017년 매출 신장률은 2016년 대비 50%에 달한다. 82년 역사를 가진 영국 소형 가전 브랜드 모피리처드도 토스터, 다리미와 청소기를 앞세워 8월부터 국내 소형가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마트 일렉트로맨 혼족 주방가전 토스터. / 이마트 제공
이마트 일렉트로맨 혼족 주방가전 토스터. / 이마트 제공
유통가도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을 PB(Private Brand)로 내놓는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맨 캐릭터를 활용한 소형 가전 브랜드 ‘혼족 주방가전’을 선보인다. 제품 종류는 토스터와 샌드위치 메이커, 커피메이커와 전기주전자(라면포트), 멀티그릴과 모닝메이커(커피 & 토스트 메이커) 등 7종이다.

롯데하이마트도 PB 브랜드 ‘하이메이드’를 만들어 블렌더와 전기밥솥, 보풀제거기와 식품건조기 등 다양한 소형 가전을 생산·판매 중이다.

◇ 편의성, 개수 부족한 사후보장책은 개선할 과제로

소형 가전 브랜드와 제품군이 다양해지면 소비자의 제품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생활 습관과 식습관, 선호하는 인테리어나 색상에 따라 소형 가전을 선택할 수 있는 덕분이다.

소비자는 소형 가전 업계에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정책’을 갖추라고 주문한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 비해 턱없이 서비스망이나 인력이 부족한 해외 가전 브랜드가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한국 유통 업체가 판매하는 PB 가전제품도 구매처에서 간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테팔, 일렉트로룩스 등 해외 가전 브랜드는 외주 방식으로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이들이 보유한 외주 서비스망 개수는 전국에 30~80곳쯤이다. 국산 가전 브랜드가 130곳 이상의 서비스망에 4000명 이상의 엔지니어 인력(LG전자 기준)을 갖춘 것과 비교하면 열악한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해외 가전 브랜드의 애프터서비스에 불만이 있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소비자의 공통된 의견을 종합하면, 해외 가전 브랜드의 제품 수리 기간은 국산 제품보다 길고, 전화연결을 할 때도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예를 들어, 영국 기술기업 다이슨은 국내 청소기·선풍기 시장 유행을 바꿀 만큼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부품 수급 및 수리 기간이 수주에서 한달 이상으로 길어 소비자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해외 가전 브랜드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및 중견 가전 브랜드보다 서비스망이 약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대신 다양한 체험 행사와 신규 센터를 마련하고, 수시로 서비스 교육을 실시해 단점을 만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