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Tiger Global)이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지분 일부를 10억달러(1조1260억원) 이상을 주고 확보했다. 타이거글로벌은 220억달러(24조7720억원) 상당의 자산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회사로 소프트뱅크 기업 가치가 낮게 책정됐다고 판단해 투자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타이거는 투자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소프트뱅크 주가 이상할 정도로 저평가됐다"며 소프트뱅크에 10억달러(1조126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날 6.4% 상승한 9376엔(9만3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 유튜브 갈무리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 유튜브 갈무리
타이거 글로벌은 소프트뱅크 주가가 상승할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소프트뱅크의 시가총액은 863억달러(97조1449억851만원)으로 알리바바 지분 27%와 야후 재팬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4위 무선통신업체 스프린트(Sprint)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타이거글로벌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알리바바의 주식 가치가 시가총액보다 많이 뛰었지만, 소프트뱅크 주가는 최근 5년간 낮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또한, 타이거글로벌은 소프트뱅크가 미국 사모펀드 포트리스(Fortress)를 인수하고 1000억달러(112조5462억6761만원) 규모의 IT 기술 투자펀드 비전펀드 설립한 것을 투자요인으로 꼽았다. 타이거 글로벌은 비전펀드가 향후 7년간 초기 투자금 대비 2.5배 이상 수익을 올린다면, 소프트뱅크 시가총액은 지금보다 80% 증가하리라 예측했다.

소프트뱅크 모바일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타이거글로벌은 이밖에도 스프린트 주식을 경쟁사 티모바일(T-Mobile)에 매각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도 소프트뱅크가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FT에 따르면 타이거글로벌은 상반기 주요 펀드 투자수익률 15.9%, 장기펀드 투자수익률 16.7% 달성하면서 업계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