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5G 통신장비로 화웨이 제품을 쓸 지에 관심이 쏠린다. 권영수 전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 장비 도입에 긍정적이었는데, 신임 LG유플러스 CEO로 하현회 부회장이 취임한 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6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CEBIT 2018 당시 화웨이 부스 모습. / IT조선 DB
6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CEBIT 2018 당시 화웨이 부스 모습. / IT조선 DB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CEO가 교체되는 큰 변화가 있지만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도입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통신 장비와의 호환성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수도권에 화웨이 LTE 장비를 설치해 사용해 왔다. LG유플러스는 LTE 기술에 기반한 3.5㎓ 대역 5G 장비 도입을 추진 중인데, 기존 LTE 장비와 5G 장비간 호환성이 중요하다. 다른 제조사를 선정해 통신망을 구축할 수도 있지만, 같은 제조사 제품을 쓸 때 더 안정적일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LTE 장비가 설치된 곳에 삼성전자나 다른 경쟁사의 5G 장비도 설치할 수 있지만, 호환성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며 “단순히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타사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제품 도입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애초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내던 권영수 부회장이 LG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된데다 대표이사까지 겸하게 된다는 데 있다. 그룹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도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장비 공급 일정과 성능, 가격 등을 고려하면 화웨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가 대표이사 교체에 따라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영수 부회장(왼쪽)과 하현회 부회장. / 조선일보DB
권영수 부회장(왼쪽)과 하현회 부회장. / 조선일보DB
일각에서는 정치권과 정부에서 중국산 장비 채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호환성 등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스타일이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이다.

권영수 부회장은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LG그룹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저돌적인 업무스타일로 신규 사업 투자와 구조조정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LG유플러스 CEO를 맡는 동안 세계 최초나 국산품 애용보다는 고객중심,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위주의 투자를 진행했다.

반면 하현회 부회장은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기획담당을 역임하며 LG디스플레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게끔 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또 2015년부터 최근까지 LG를 이끌며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 발굴을 담당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가격과 장비 연동 효율성 등을 이유로 오히려 LG유플러스 대상 영업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은 기정 사실화 됐다고 봐야 하지만, 당장 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하현회 부회장은 꼼꼼하게 다시금 되돌아 보는 스타일로 권영수 부회장과는 대비된다”며 “화웨이의 보안 논쟁이나 여론 등으로 인해 하현회 부회장이 재검토를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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