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으로 10년 이상 이어져 온 삼성전자와 반도체 사업장 노동자 간 '직업병' 분쟁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의 '강제성 있는 중재'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지부진한 '조정' 이 아닌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위가 조정안을 제시하면 양측이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강제성 있는 '중재' 방식을 양측 모두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회원이 2016년 1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조선일보 DB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회원이 2016년 1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조선일보 DB
앞서 조정위는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각각 발송했다. 한쪽이라도 이를 거부하면 조정위 활동을 공식 종료하겠다며 강수를 띄웠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2개월 후 나올 중재안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전날 이같은 입장을 조정위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올림도 최근 조정위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조정위는 24일 삼성전자와 반올림과 만나 중재 방식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한다. 이후 두달 간 양측 의견을 충분히 듣고 중재안을 마련한다. 조정위는 10월 초까지 최종 중재안을 마련하고, 반올림 소속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중재안에는 ▲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이 계기가 된 '10년 분쟁'은 완전히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