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였다. 미국, 한국, 유럽 등 각국 규제 기관은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했으나, 중국 경쟁 당국은 승인 시한이 다가오자 오히려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5일(이하 현지시각) 논평에서 "중국은 중∙미간 무역 갈등을 고조시킬 미국의 2라운드 관세 부과에 대비해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 중국에 묶인 퀄컴∙NXP 합병
퀄컴은 2016년 10월 NXP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승인을 거절하면서 퀄컴의 NXP 인수 절차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8개국 반독점 규제 당국은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한 상태다. 승인 기한은 25일이다.
만약, 중국이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두 회사간 인수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퀄컴은 4월 합병 계약 만료일을 한 차례 연장하면서 다시 연기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인수가 결렬될 경우 퀄컴은 NXP에 20억달러(2조2530억원)의 해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퀄컴의 운명은 미국과 중국의 견제에 휩쓸리게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 장비 업체 ZTE에 추가 제재를 내렸을 때도 퀄컴은 주요 고객을 잃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가 4월 ZTE에 추가 제재를 내렸을 당시 가오평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퀄컴의 NXP 인수는 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시장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승인하기 힘들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