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는 비극적이거나 성관계나 폭력적인 내용으로 그려진 원작 동화를 손주부터 할아버지까지 온가족이 즐겨보는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키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원작이 비극으로 이야기를 끝맺음 되거나 성(性)적 혹은 폭력적인 묘사로 어린이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작품이라 할지라도 디즈니의 손길을 거치면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작품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고전 동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디즈니 극장 애니메이션은 높은 매출로 영화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2013년작 ‘겨울왕국’의 경우 미국에서만 4억달러(4476억원), 전 세계 12억7648억달러(1조4283억원)의 극장 흥행수입을 기록했다. IT조선은 디즈니가 원작으로 어떻게 바꿔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었는지 디즈니 프린세스 애니메이션 작품의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우리가 기억하는 동화책 속 이야기 ‘헨젤과 그레텔(Hänsel und Gretel)’은 계모에 의해 숲 속에 버려진 두 남매의 이야기를 그렸다. 남매는 과자로 만들어진 마녀의 집에 들어갔다고 탈출해 다시 집으로 돌어가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동화 원작자인 그림 형제가 1812년 출간한 동화책 초판에는 아이를 버린 엄마가 계모가 아닌 친모이며, 마녀가 사실은 친모였다는 등 대중이 기억하는 동화와 조금 다른 내용으로 그려졌다.
◇ 그림동화 초판 속 ‘헨젤과 그레텔’
그림형제가 집필한 ‘헨젤과 그레텔’은 초판과 그림동화의 결정판이라 평가받는 ‘제7판’과 이야기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엄마의 계획을 미리 알아챈 오빠 헨젤은 숲으로 들어가는 길목마다 하얀 돌을 떨어뜨린 덕에 엄마의 첫 번째 시도가 실패로 끝난다. 엄마는 겉으로는 기뻐하지만 속으로는 화가 났다. 집 안에 먹을 것이 이미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두 번째 버림을 받은 두 남매는 숲 길에 빵 부스러기를 떨어뜨려 길 표시를 했다. 하지만 새 들이 이를 쪼아먹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갈 길을 잃고 3일 동안 숲을 헤매고 다니는 등 고난 길에 오른다.
숲에서 길을 헤매던 헨젤과 그레텔은 벽이 중세유럽의 케이크 일종인 레이프쿠휀(Lebkuchen)이고 창문이 사탕으로 만들어진 작은 과자집을 발견한다. 배고픈 나머지 정신없이 집을 먹고 있던 두 남매를 본 할머니는 이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며 안심시킨다.
다음 날 눈을 뜬 헨젤은 작은 우리에 갇혔다. 친절함을 베푼 할머니가 사실은 아이들을 살찌운 뒤 잡아 먹는 마녀였던 것이다. 마녀는 헨젤을 살찌운 뒤 잡아먹겠다며 그레텔에게 식사를 만들도록 명령했고, 그레텔은 그 후 4주 동안 오빠의 식사를 만들었다.
눈이 나빠 앞이 잘 보이지 않던 마녀는 헨젤의 살이 올랐는지 손가락을 만져 확인하지만, 헨젤은 자신의 손가락 대신 뼈를 내밀어 마녀를 속인다.
기다림에 지친 마녀는 4주차에 헨젤을 잡아먹기로 작정하고 그레텔에게 큰 가마를 준비시킨다. 마녀는 빵을 굽기 위해 화로에 불을 지피는 등 그레텔을 구워 먹을 준비를 한다. 그레텔은 신에게 자신들을 구해줄 것을 빈다.
마녀는 눈이 나쁜 자신을 대신해 화로에 들어가 빵이 구워졌는 확인하라고 명령한다. 신으로부터 마녀의 속셈을 알아챈 그레텔은 화로에 들어가는 방법을 모른다며 마녀에게 가르쳐 달라고 한다. 그레텔은 마녀가 화로에 들어가자마자 화로 문을 잠궈 마녀를 불태워 죽인다.
이 표현에 대해 동화 작가들은 엄마를 죽였다기 보다 그레텔의 정신적인 성장을 묘사했다고 평가한다. 실제 엄마를 불태워 죽인 것이 아닌 마녀를 통해 그레텔이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자립하는 모습을 그렸다는 것이다.
마녀의 집에는 다량의 금은보화가 있었다. 헨젤과 그레텔은 마녀 재산을 챙긴 후 집으로 돌아간다. 이후 엄마는 헨젤과 그레텔이 불태워 죽었다는 얘기도 있고, 혹은 병으로 죽었다(버전에 따라 번개에 맞아 죽었다는 표현도 있다)고 기술한 동화도 있다. 아빠는 아이들을 버렸다는 죄책감에 빠져 지냈지만, 두 아이가 돌아온 후 마녀의 재산으로 편한 생활을 보낸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 또 다른 이야기 ‘오빠와 여동생’
그림 형제가 집필한 책 속에는 ‘오빠와 여동생(Brüderchen und Schwesterchen)’이란 이야기도 담겨있다. 이 이야기가 주목 받는 까닭은 헨젤과 그레텔도 처음에는 ‘오빠와 여동생’이란 제목으로 불리웠기 때문이다.
오빠와 여동생은 헨젤과 그레텔과는 다른 내용으로 그려졌다. 계모에게 학대 받던 남매가 가출하지만 마녀였던 계모가 숲에 건 마법 때문에 오빠는 사슴으로 변하고, 훗날 사슴 사냥에 나선 왕과 만난 여동생은 왕비가 된다. 이를 질투한 계모는 왕비를 죽이고 자신의 딸을 왕비로 변신시켜 그 자리에 앉힌다.
유령이 된 왕비는 자신은 죽임을 당했고 왕비 자리에 있는 여자는 계모의 딸이라고 왕에게 폭로한다. 사실을 알게된 왕은 계모를 불태워 죽이고, 왕비 노릇을 하던 계모의 딸은 사지가 찢기며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