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지속되는 무선사업 부진에 ‘탈통신’ 행보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여파에 무선사업 수익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이통사는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 블록체인 등에 투자를 집중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통3사는 2분기 무선사업에서 나란히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텔레콤의 2분기 무선 매출은 2017년 2분기 7.4% 감소한 2조4978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와 KT의 무선 매출도 2017년 2분기 대비 각각 4.2%, 0.7% 줄었다.

이통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살펴봐도 무선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뚜렷하다.

SK텔레콤의 2018년 2분기 ARPU는 3만2290원으로 전년 동기(3만4934원) 대비 2644원(7.6%) 감소했다.KT 2분기 ARPU는 3만2733원으로 전년 동기(3만4554원) 대비 1821원(5.3%) 줄었다. LG유플러스 ARPU도 3만2721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만5743원) 대비 3022원(8.5%) 감소했다.

 SK텔레콤 스마트홈 ‘홈투카(Home2Car)’ 서비스 작동 과정.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스마트홈 ‘홈투카(Home2Car)’ 서비스 작동 과정. / SK텔레콤 제공
◇ 커넥티드카 시대 도래…이통3사 주도권 경쟁 점화

이통3사는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고자 커넥티드카, 블록체인 등 신규서비스를 발굴 중이다.

SK텔레콤과 KT는 음성인식 AI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홈2카(Home2Car)’ 서비스를 7월 말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블루링크, 유보(UVO)와 연동된 AI 스피커를 통해 ▲시동 온·오프 ▲문 열림·잠금 ▲비상등 점멸 ▲경적 울림 ▲전기차 충전 ▲차량 온도 설정 등 5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집안에서 AI 스피커 ‘누구(SK텔레콤)’ 또는’'기가지니(KT)’에 “시동 걸어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쌍용자동차,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IT 전문 계열사 테크 마힌드라와 커넥티드 카 사업을 협업 중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대부분 차종에 적용되면 자사 스마트홈 이용자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현대·기아차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도 2019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라고 말했다.

KT 한 관계자는 “ICT 역량을 바탕으로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T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한 주요 산업을 나타내는 이미지. / KT 제공
KT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한 주요 산업을 나타내는 이미지. / KT 제공
◇ ‘1조원’ 블록체인 시장 선점 각축전 예고

2022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블록체인 시장 선점을 위한 이통사 간 각축전도 한창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블록체인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기존 네트워크는 물론 신사업 인프라에 적용하는 등 사업화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자체 구축한 블록체인 거래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4월 공표했다. 디지털실명제를 통해 신뢰 기반 확보는 물론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과 블록체인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 사업을 추진한다.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할 때 체계적 행정 지원과 조언을 통해 안전·투명하게 거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오세현 SK텔레콤 블록체인사업개발유닛장은 “모든 은행계좌나 신용카드, 마일리지 등 금융∙비금융 자산과 암호화폐 등을 하나로 관리하고,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지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T도 블록체인을 AI와 5G 등 KT의 5대 플랫폼과 유무선 네트워크에 적용해 국가 전체에 활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와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7월 말 발표했다. 블록체인을 공공, 정책참여, 건강 등 분야에 적용하고 차세대 기술인 빅데이터, 로밍, AI에도 접목해 글로벌 사업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KT는 또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인터넷 서비스에도 적용한다. 이는 고유 ID기반 네트워킹을 통해 연결하면 동시에 바로 본인인증이 가능한 기술이다. 기존 IP 인터넷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해킹과 개인정보 도용, 분산서비스공격(디도스) 공격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계열사인 LG CNS와 협업 강화를 통한 서비스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소기업 써트온과 블록체인 기반 의료제증명서비스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 및 기술개념증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