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1조128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수많은 스타트업 중 큰성공을 거두는 회사가 드물어 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기업은 최근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성과를 내거나 추진을 본격화했다.

이들이 회사 밖이 아닌 안에서 ‘유니콘’ 찾기에 나선 이유는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또 임직원의 아이디어로 발굴한 스타트업으로 신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6월 삼성전자 C랩의 우수 과제로 선정된 스타트업 멤버들. / 삼성전자 제공
6월 삼성전자 C랩의 우수 과제로 선정된 스타트업 멤버들. / 삼성전자 제공
미국 구글, 시스코 등 실리콘밸리 기업의 혁신 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적은 투자 비용 대비 기대 수익이 높아 국내 대기업도 앞다퉈 도입하는 추세다.

사내벤처에 대한 정부 지원도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22개 민간기업과 함께 사내벤처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내벤처 100개팀 육성을 목표로 200억원(기업 100억원 포함)을 지원한다. 이번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는 현대차, LG유플러스, CJ올리브네트웍스, 롯데액셀러레이터, 신한카드 등이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을 도입했다.

2015년 8월 처음으로 C랩 스핀오프(spin-off) 제도를 도입하고, 매년 우수한 C랩팀을 발굴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한 지 3년 만에 130명의 임직원이 창업에 도전했고, 현재 34개의 스타트업이 배출됐다. 34개 스타트업이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만 170명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는 최대 2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하이개러지(HiGarage)’로 미래 사업가 육성에 나섰다.

애플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이 차고(개러지)에서 창업한 것에서 착안한 하이개러지는 실현 가능성이 높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 창업 기회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선정된 구성원은 기존 업무에서 벗어난 별도 공간에서 벤처 사업화를 준비한다. 회사는 최대 2억원의 자금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벤처 기업은 창업 또는 SK하이닉스 사내 사업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충분한 사업성을 갖췄다고 판단해 창업할 경우 회사는 창업 장려금이나 지분 투자 형태로 지원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사내벤처 1기를 10일까지 모집하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로봇, 스마트홈 등 분야에서 신사업 역량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육성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대 5개팀을 선발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하고 2019년 8월 사내벤처 사업화 여부를 최종 평가한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은 사업 개발에 몰입할 수 있도록 1년 간 별도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발령된다. 이와 함께 ▲사내벤처 팀당 최대 1억7000만원 예산 지원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별도 업무 공간 마련 ▲사내벤처 기간 동일한 급여·복리후생 및 성과급 등을 지원받는다.

김상부 LG유플러스 제휴추진담당은 “국내에서 많은 유니콘∙데카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