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CPU 시장에 모처럼 경쟁 구도가 되살아나면서 정체됐던 CPU 제조기술 발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PC용 CPU 분야의 양대 기업인 인텔과 AMD가 10나노미터(㎚) 이하 공정을 사용한 차세대 프로세서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성능뿐 아니라 ‘제조 기술’에 대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제조 공정이 10㎚ 이하로 진입한 상황이며, 크기가 크고 구조가 복잡한 CPU나 GPU 등은 아직 12㎚~14㎚대에 머무르고 있다.
◇ 만년 후발주자 AMD…7㎚로 치고 나간다
차세대 CPU 제조 공정 대결을 주도하는 곳은 만년 후발주자였던 AMD다. 2017년 14㎚ 공정 기반 ‘라이젠(RYZEN)’ 프로세서로 다시금 CPU 경쟁 시대를 연 AMD는 올해 더욱 개선된 12㎚ 공정 기반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보이면서 탄력을 받았다.
리사 수(Lisa Su) AMD 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사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우리의 7㎚ 제조 공정은 충분히 자신 있는 수준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7㎚ 제조공정 기반 ‘ZEN 2’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AMD의 차세대 CPU는 빠르면 2019년 초 출시될 전망이다.
◇ 저력의 인텔, 2019년에 10㎚로 따라붙나
최근 수년 동안 CPU 제조공정이 14㎚대에 머물고 있는 인텔 역시 다시금 제조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최근 외신을 통해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인텔은 내년인 2019년 하반기경 10㎚ 공정 기반 코드명 ‘아이스 레이크(Ice Lake)’ 프로세서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AMD의 차세대 7㎚ 공정이 실제로는 인텔의 10㎚ 공정과 동급의 기술로 보고 있다. 이는 인텔의 가장 최근 14㎚ 공정이 지난 수년 동안 수차례 최적화를 거치면서 GF의 12㎚ 공정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다만, 동급의 제조 공정이라 하더라도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로드맵이 지연되고, AMD가 제품을 먼저 출시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제조 기술면에서는 AMD가 한발 앞서 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