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560조원)를 돌파한 거대 인터넷 업체 텐센트가 당국 규제에 따른 실적 하락 악재로 불과 반년 만에 시총 200조원을 날렸다.

텐센트 본사 전경. / 텐센트 제공
텐센트 본사 전경. / 텐센트 제공
1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월까지만 해도 시총 5730억달러(640조원)로 페이스북을 앞서며 주목을 받았은 텐센트가 이날 무려 1780억달러(201조원)가 줄어든 3950억달러(440조원)의 시총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의 시총 감소분은 웬만한 글로벌 업체의 시총을 웃돈다. 세계 최대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시총 1420억달러(155조원)보다 많고, 골드만삭스 시총 866억달러(95조원)와 비교해도 2배에 달한다.

텐센트 주가가 정점을 찍은 때는 1월 23일이다. 당시 텐센트는 세계 최대 게임 업체이자 중국 내 10억명 사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앱 ‘위챗' 운영사라는 점 때문에 성장 모멘텀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텐센트 주가는 몇 개월새 31%나 떨어졌다. 때마침 텐센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3년 만에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줬다.

텐센트 주가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온라인 게임 사업이다. 온라인 게임은 텐센트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지만, 최근 중국 당국의 규제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한국 게임 업체 블루홀의 2대 주주이기도 한 텐센트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배틀그라운드'를 중국에 유통하기 시작했는데, 정작 수익화와 관련해서는 당국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해 출시해 중국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불린 ‘왕자영요'가 게임 중독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어린이의 게임 이용 시간 제한이라는 규제를 받기도 했다.

그 결과, 텐센트의 2분기 스마트폰 게임 매출은 1분기보다 19% 감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텐센트의 매출은 여전히 성장세라는 점을 들어 여전히 텐센트가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미국 금융기관 노던트러스트캐피털마켓츠는 "텐센트는 단기적으로 시련을 겪더라도 여러 매출원을 보유한 튼튼한 업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