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e커머스를 본격 육성한다. 주축은 유통 부문과 궁합이 잘 맞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AI는 소비자 선호도와 구매 습관, 유행을 분석해 상품과 서비스를 맞춤 추천한다. 휴무일과 할인 등 정보를 전하고 배송 자동화에도 쓰인다.

유통업계는 연구개발기관을 세우고 유력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AI 기술 및 서비스를 한창 개발 중이다. 이들은 2020년까지 AI 기술 기반 서비스를 현실화하고 미래형 쇼핑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한목소리로 "AI 강화"

롯데쇼핑은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 기존에 보유한 ICT 기술 및 온라인몰을 융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기술은 목소리로 상품을 검색하고 대화하듯 주문하는 ‘보이스커머스’와 소비자 데이터를 배우고 분석해 나날이 똑똑해지는 AI 챗봇 ‘로사(LO.S.A)’다.

롯데백화점 인공지능 챗봇 로사. /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인공지능 챗봇 로사. /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로사의 활동 영역을 패션에서 식품, 리빙으로 넓혔다. 서비스 채널은 모바일 앱에서 SNS, 메신저, 스마트 스피커로(9월) 확장한다. 롯데쇼핑 측은 현재 1000개쯤인 로사의 추천 가능 품목을 늘리고, 대화 방법과 계절별 유행을 가르치는 등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도 AI 기반 유통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 중이다. 이마트는 5월 서울 성수동 본점에서 일본 소프트뱅크로보틱스의 AI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시범 운영해 소비자 응대 경험 및 노하우를 가르쳤다.

신세계몰 인공지능 이미지 검색 서비스 쓱렌즈. / 차주경 기자
신세계몰 인공지능 이미지 검색 서비스 쓱렌즈. / 차주경 기자
같은 달 이마트는 서울대학교 바이오지능연구실과 AI 기술 분야 연구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유통 부문에 적용할 AI 기술과 미래형 유통 매장에서 활약할 자율주행 로봇 등을 공동 개발한다. 신세계몰은 AI 이미지 검색 서비스 ‘쓱렌즈’, AI 기반 소비자 상담 ‘챗봇’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을 잡고 클라우드 및 무인화 기술을 유통계에 도입한다. 양사는 먼저 소비자 선호도와 구매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실시간 분석,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만든다.

현대백화점 전경. /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전경. /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AI와 가상현실(VR) 기술을 융합,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전달하는 ‘무인 백화점’을 구축한다. 이들 기술은 현대백화점이 2020년 서울 여의도에 설립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유통사는 AI를 비롯한 e커머스 기술을 연구·개발, 2020년경 ‘미래형 쇼핑’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마우스 클릭이나 손가락 터치가 아닌 ‘음성 쇼핑’, 소비자를 이해하고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챗봇’,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언제나 방문할 수 있는 ‘VR 유통가’, 로봇이 매장에서 상품을 추천하고 정보를 알려주며 계산까지 담당하는 ‘무인화 유통가’, 로봇 혹은 드론이 맡을 ‘무인 배송’ 등이 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에서 얻은 노하우와 소비자 데이터는 온라인 사업과 큰 시너지를 낸다. ICT 기술을 연구개발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