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나노'가 가른 파운드리 시장 판도…TSMC vs 삼성 '양강구도' 현실로

노동균 기자
입력 2018.08.30 06:00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10나노미터(㎚, 10억분의 1m) 미만 미세공정 전환 시기를 맞아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현재 7나노까지 진화한 미세공정 경쟁에서 속도만 놓고 보면 이 시장 절대 강자인 대만 TSMC가 가장 앞서 있는 가운데, 4위로 뒤처져 있던 삼성전자가 2, 3위 업체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기존 톱4 구도를 뒤흔들 기세를 보인다.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조감도. / 삼성전자 제공
27일(현지시각) 파운드리 시장 2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올해 중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7나노 미세공정 전환 프로젝트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장 상황에 따른 전략 수정의 하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정 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과 노력 대비 7나노 제품의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글로벌파운드리는 향후 10나노 초반대 제품 위탁생산에만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 7나노 공정에 진입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TSMC는 앞서 10나노에서 삼성전자에게 선수를 뺏긴 바 있어 7나노에서는 더욱 속도를 내 올해 2분기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화성 캠퍼스에 마련한 극자외선(EUV) 노광 라인에서 올 하반기 7나노 제품 시험 생산 이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7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위 TSMC가 50.4%로 압도적 선두를 차지했고, 2~4위는 각각 글로벌파운드리 9.9%, UMC 8.2%, 삼성전자 6.7%로 근소한 격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면에서는 아직 4위지만, 미세공정 기술력만큼은 1위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10나노대 제품 수요가 많기 때문에 7나노 공정이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뒤집게 해줄 카드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 글로벌파운드리의 7나노 공정 개발 중단 소식에 AMD는 7나노 CPU와 GPU 생산을 TSMC에 위탁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3위인 UMC도 아직 7나노 공정 관련 시설투자 계획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2019년 7나노를 넘어 2020년 이후 3나노대에 이르는 미세공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7나노부터 EUV 노광 라인을 활용하고, 5나노에서는 스마트 스케일링 공법을 도입해 7나노 대비 면적 및 소비전력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4나노는 지금까지의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하는 마지막 단계가 될 것으로 본다. 3나노에서는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멀티 브릿지 채널 FET(MBCFET)을 적용하고, 게이트 컨트롤을 개선해 성능을 대폭 향상한다는 목표다. MBCFET은 기존 핀펫 구조의 크기 축소와 성능 향상의 한계를 극복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의 삼성전자 독자 브랜드다.

한편, IHS는 2017년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를 623억달러(69조2150)로 집계하고, 2021년까지 연평균 7.7%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처음으로 매출 100억달러(11조1150억원)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이 목표를 실현하면 사상 처음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과 함께 업계 2위로 올라서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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