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변호사의 핀테크법 바로알기] 암호화폐를 이용한 지급의 효력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
입력 2018.08.29 16:54
특정 채무에 대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변제의 효력이 발생해 법적으로 그 채무가 소멸하는가? 물건을 구매하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그 지급은 어떤 효력이 있는가?

암호화폐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할 법적 문제라 생각된다.

이 문제는 각각의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케이스별로 나누어 살펴봐야 한다.

통상 지불형 토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는 범용성, 환금성, 환급성에 따라 전자화폐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전자금융거래법에서도 전자화폐나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암호화폐가 전자화폐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이 시중에 유통되는 암호화폐가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전자화폐나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거나 그 법적 정의에 딱 부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환금성과 범용성, 환급성 정도에 따라서 암호화폐는 크게 전자화폐의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 또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즉 환금성(현금ㆍ예금과 1:1 교환 가능)과 범용성(구매할 수 있는 재화ㆍ용역에 제한이 없음), 환급성(100% 현금ㆍ예금으로 환급이 보장)이 있으면 전자화폐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에 해당하고, 환금성과 범용성, 환급성이 약하거나 없으면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물건을 구매하면서 전자화폐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암호화폐 지급으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지급과 동시에 채무가 소멸한다.

반면 물건을 구매하면서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이는 대물변제(채무자가 부담하고 있던 본래의 채무이행에 대체하여 다른 급여를 함으로써 채권을 소멸시키는 채권자와 변제자 사이의 계약)로서의 효력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지급으로 곧바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채권자가 대물변제에 대하여 승낙하는 경우에 한하여 변제의 효력이 발생한다. 대물변제는 현실적인 지급을 전제로 하는 요물계약으로서, 현실적으로 암호화폐의 지급이 있어야 채무 소멸의 효력이 발생한다.

정리하면,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의 암호화폐의 경우 채권자의 승낙 및 현실적인 지급을 전제로 채무 소멸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면, 예컨대 가장 많이 유통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전자화폐 성격이 강하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지급으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이 강하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지급으로 대물변제의 효력만이 발생한다.

결국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전자화폐로서의 성격이 강한지, 아니면 선불전자지급수단로서의 성격이 강한지 여부만 결정해 주면 그 지급의 법적 효력이 어느 정도 규명할 수 있다.

생각건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범용성은 매우 크지만, 현금ㆍ예금과 1:1의 가치로 발행되는 것도 아니며(환금성 결여), 발행자에 의하여 100% 환급이 보장된 것이 아닌바(환금성 결여), 전자화폐로서 보기보다는 선불전자지급수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채무에 대하여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변제의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대물변제의 효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채권자의 승낙 또는 당사자의 합의가 없는 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지급으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바 곧바로 채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석사를 했고, 조지워싱턴대 국제거래법연수를 마쳤습니다. 사법연수원 제36기를 수료하고, 국회사무처 사무관(법제직)과 남앤드남 국제특허법률사무소(특허출원, 특허소송, 민사소송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회 위원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방위산업기술보호위원회 위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개인정보보호 최고전문가과정 강의, 지식재산위원회 해외진출 중소기업 IP전략지원 특별전문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민원처리심사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 조정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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