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본사 내부에 게재된 성 소수자 지지 포스터가 훼손됐지만, 아마존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사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아마존 내부 이메일을 인용해 지난 2개월간 아마존 본사 건물 엘리베이터 벽에 게재됐던 성 소수자 관련 직원용 포스터 10여개가 훼손돼 아마존이 해결에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아마존의 대응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의 성 소수자 퍼레이드 참여 모습. / 인사이드 아마존 페이스북 갈무리
아마존의 성 소수자 퍼레이드 참여 모습. / 인사이드 아마존 페이스북 갈무리
포스터는 성 소수자를 뜻하는 단어인 'LGBT'에서 'T'자를 떼거나 포스터 위에 '왜?'라고 쓰는 등의 방법으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훼손된 포스터를 동일한 내용의 포스터로 새롭게 교체하며 "포스터는 회사 자산이며, 이를 훼손하는 것은 아마존 정책에 어긋난다"라는 포스터도 함께 게재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두고 아마존 내부에서는 이 같은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부 직원은 "아마존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뿐더러, 직장 내 다양한 성 정체성을 장려하지 않아서 성 소수자 직원들이 직장에서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주 이 문제에 대해 접수된 100여건의 내부 이메일 중 하나에 따르면 "아마존은 포스터 훼손 금지 정책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성 소수자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적절한 대응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성 소수자 퍼레이드를 축하하는 포스터가 훼손됐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즉시 해당 포스터를 제작한 직원과 함께 다시 포스터를 만들어 게재했다"라며 "회사 내 포스터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포스터를 게재한 후에는 훼손 소식이 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아마존의 포괄적인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라며 "아마존은 지난해 인권 캠페인 평등 지수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공개 토론회에서 성 소수자(LGBT) 커뮤니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애자 결혼을 위한 기부금을 조성하고 아마존의 두 번째 본사 위치를 선택할 때도 동성애자의 권리를 우선순위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