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과 캐논이 연이어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했다. 니콘은 4575만 고화소 모델 Z7과 2430만 화소 고속 모델 Z6을, 캐논은 3030만 화소 EOS R을 각각 앞세웠다.

거의 같은 시기에 발표된 니콘 Z7과 캐논 EOS R. 이들 35㎜ 미러리스 카메라는 고정밀 자동 초점, 4K UHD 영상 촬영 기능, 새로운 마운트 등 공통점을 가졌다. 마운트 규격과 감도, 연속촬영과 흔들림 보정 기능 유무 등 차이도 있다.

니콘 Z7(왼쪽)과 캐논 EOS R. / 제조사 제공
니콘 Z7(왼쪽)과 캐논 EOS R. / 제조사 제공
니콘 Z7과 캐논 EOS R의 성능표를 비교해보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니콘 Z7은 고화질 사진을 원하는 하이 아마추어 사용자에게, 캐논 EOS R은 사진과 영상을 함께 즐기고자 하는 실속파 사용자에게 알맞다.

◇ 고화소 사진, 고해상도 영상 촬영 기능 공통…니콘 Z7이 다소 우위

니콘 Z7과 캐논 EOS R 성능표. / 차주경 기자
니콘 Z7과 캐논 EOS R 성능표. / 차주경 기자
두 제품 모두 35㎜ 규격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니콘 Z7은 4575만 화소에 로우패스 필터가 없는 화질 특화 모델이다. 캐논 EOS R의 3030만 화소도 일반 사용자에게는 충분한 수준이다.

4K UHD 동영상 촬영 기능도 공통인데, 성능은 전반적으로 니콘 Z7이 우위다. 풀 HD 해상도에서 120p를 지원하는 점, 이미지 센서 전체 영역을 사용하는 점이 그렇다. 반면, 캐논 EOS R은 이미지 센서 일부만 사용하므로 동영상 촬영 시 시야가 좁아진다.

니콘 Z7은 가로 29개와 세로 17개 총 493개 자동초점 포인트를 지원한다. 캐논 EOS R의 듀얼 픽셀 CMOS 자동 초점은 이론상 모든 화소가 자동초점 포인트다. 따라서 총 5655개(가로 87개와 세로 65개) 위치에 대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감도, 광학식 흔들림 보정 성능도 니콘 Z7이 우세하다. 최대 감도는 두 모델 모두 확장 시 ISO 10만2400이지만, 저감도는 니콘 Z7이 ISO 32로 ISO 50인 캐논 EOS R보다 우수하다. 니콘 Z7은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을 본체에 탑재, 모든 렌즈에 적용할 수 있다. 캐논 EOS R은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이 없고, 대신 렌즈군에 장착된다.

◇ 저장 매체의 범용성, 사용 편의는 캐논 EOS R의 승리

니콘 Z7과 캐논 EOS R 성능표. / 차주경 기자
니콘 Z7과 캐논 EOS R 성능표. / 차주경 기자
니콘 Z7과 캐논 EOS R 모두 369만 화소 OLED 전자식 뷰 파인더를 탑재했다. 배율은 니콘 Z7이 살짝 높다. 배율이 크면 뷰 파인더도 그만큼 크게 보인다. 모니터 편의성은 캐논 EOS R이 더 우수하다. 크기와 화소수는 대등하나, 캐논 EOS R의 모니터는 회전형으로 다양한 구도를 정할 수 있다.

저장 매체와 배터리 사용 시간 등 편의성도 캐논 EOS R의 승리다. 니콘 Z7은 저장 매체로 XQD를 사용한다. 이 메모리는 고속·고용량이지만,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다. 캐논 EOS R은 범용으로 쓰이는 SD 메모리를 사용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캐논 EOS R이 니콘 Z7보다 길다. 단, 배터리 사용 시간은 CIPA 기준이다. CIPA 기준은 사진 촬영 시 플래시를 계속 켜거나, 일정 간격으로 리뷰하는 등 다양한 사용 환경을 상정한 것이다. 따라서 두 제품 모두 실제 사용 시간은 CIPA 기준보다 길다.

가격은 고급형인 니콘 Z7이 캐논 EOS R보다 비싸다. 단, 니콘 일반형 35㎜ 미러리스 카메라인 Z6는 캐논 EOS R과 비슷한 260만원대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 니콘 Z7은 D850과, 캐논 EOS R은 EOS 5D 마크 IV와 유사한 느낌

니콘 Z7. / 니콘이미징코리아 제공
니콘 Z7. / 니콘이미징코리아 제공
니콘 Z7은 고화소·고화질 DSLR 카메라 D850의 소형화 버전이라 부를 만하다. 여기에 4K UHD 영상 촬영 기능과 소형·경량화를 더했다. 이 제품의 본체 부피는 니콘 최소·최경량 DSLR 카메라인 D3500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다. 광학 파인더 수준으로 선명한 전자식 뷰 파인더, 곳곳에 배치돼 조작 편의를 더하는 Fn(펑션) 버튼도 장점이다.

반면, 호환성이 낮은데다 비싼 XQD 메모리를 사용하는 점, 버퍼 메모리 용량 한계로 연속촬영 매수가 최대 25매쯤에서 머무는 점은 아쉽다. 니콘 Z7은 스튜디오를 비롯한 정적 촬영 환경은 물론 스포츠, 생태, 포트레이트 등 동적 촬영 환경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대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캐논 EOS R.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제공
캐논 EOS R.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제공
캐논 EOS R은 캐논 EOS 5D 마크 IV의 기계 성능 및 화질, 여기에 EOS 6D 마크 II의 경쾌함을 가진 미러리스 카메라다. 3030만 고화소 이미지 센서와 듀얼 픽셀 CMOS 자동 초점을 함께 사용하면 초보 사용자도 손쉽게 인상적인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고선명 뷰 파인더와 회전형 모니터도 사진 찍는 즐거움을 더한다. 미러리스 카메라 고유의 휴대성도 장점이다.

단, 4K UHD 영상 촬영 시 화각이 좁아지는 것은 단점이다. 본체 조작계가 간소화되며 휠·모드 다이얼, Q 버튼 등이 사라진 점도 아쉽다. 캐논 EOS R은 이전 EOS 시리즈 DSLR 카메라가 그랬듯, 가정용 카메라로 활약할 전망이다. 캐논 고유의 색상과 풍부한 렌즈군을 가벼운 35㎜ 미러리스 카메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