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도입하려는 마셜제도 공화국에 우려를 표시했다.
IMF는 10일(현지시각) 성명서를 통해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도입할 경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IMF는 특히 마셜제도에 미국과 외국환 거래를 하는 은행이 한 곳뿐인 상황에서 가상화폐를 법적통화로 도입할 경우, 이 관계마저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마샬군도는 기후 변화와 자연 재해에 직면에 있어 외부 원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미국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미국 은행과의 관계를 상싱할 경우 국가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셜제도는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소버린(Sovereign・SOV)이라고 이름 붙인 가상화폐를 달러에 이어 제2의 법적통화로 채택하는 법안을 지난 2월 통과시켰다. 법안에 따르면 마셜제도는 소버린 2400만개를 발행할 예정이며, 암호화폐 공개(ICO)를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마셜제도는 이 중 240만개를 국민에게 무상 배급한다는 계획이다.
법안 통과 당시 힐다 하이네 마셜제도 대통령은 "마침내 미 달러와 가상화폐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국민의 자유성을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마셜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7년부터 UN의 태평양 신탁통치령이 되어 미국의 통치를 받았고, 지금까지 미 달러를 법정통화로 사용했다.
마셜제도는 오세아니아에 위치한 독립국가로, 약 5만3000명의 인구가 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