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차 품귀현상이 심상찮다. 신차 계약 기준으로 수개월을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고, 인증중고차 매장에도 중고차가 들어오자마자 팔려 나간다는 후문이다. 수입차 시장 상위권을 상징하는 1만대 클럽이 머지 않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볼보차 XC60. / 볼보차 제공
볼보차 XC60. / 볼보차 제공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볼보차의 국내 판매량은 2018년 8월 누적 5909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8월 한달간 906대가 신규등록되며 한국 진출 이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8500대로, 지금같은 추세라면 목표달성이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인기 비결은 회사 설립부터 줄곧 최고 가치로 여겨온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 지리자동차 인수 이후 안정적인 재정확보로 매력적인 신차를 꾸준히 소비자에게 선보인 점도 주효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XC90, XC60, XC40로 구성된 SUV 라인업의 판매량이 높은데, 시장의 SUV 흐름과 맞물려 볼보 특유의 정체성이 시너지를 일으켰다. 세 제품은 2018년 판매량이 각각 1085대, 1502대, 167대 등 총 2754대로 전체 판매량의 46.6%를 차지했다. 7월부터 출고에 들어간 XC40은 공급이 아직 정상궤도에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4분기 판매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볼보 XC90 T6 모멘텀 5인승. / 볼보차 제공
볼보 XC90 T6 모멘텀 5인승. / 볼보차 제공
이 가운데 XC90은 뉴 볼보의 선두에 섰던 제품이다. 우수한 성능은 물론, 경쟁차를 압도하는 최고수준의 안전장비 등이 각광을 받았다. 때문에 지난 2017년 국내 단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SUV’상을 모조리 휩쓸기도 했다.

XC90이 전초전적인 성격을 지녔다면 볼보 인기의 불을 지핀 것은 단연 XC60이다. 이 차는 2018년 3월 열린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월드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에 뽑혔을 정도로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스타 반열에 있다. 국내에선 2017년 9월 공개됐다.

볼보 중형차급인 60 시리즈 중에서도 SUV를 담당하는 XC60은 볼보차 최신 플랫폼과 동력계, 디자인 등이 더해졌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한국인 디자이너가 참여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사람 중심(Human-centric)의 철학을 실현한 최신 안전기술과 편의장비 등이 국내 소비자의 호평을 받았다.

물량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은 현재 볼보차코리아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SUV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 배정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볼보차는 글로벌 연간 생산량이 수십만대에 불과, 획기적으로 생산을 늘릴 수 없어 각 시장별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볼보차코리아는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볼보차 XC40과 홍보대사 배우 정해인. / 박진우 기자
볼보차 XC40과 홍보대사 배우 정해인. / 박진우 기자
2018년 6월 공식판매에 들어간 XC40은 볼보 최초의 소형 SUV로, 다른 차급에서 소비자의 인정을 받은 다양한 안전장비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2018년 3월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2018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차들의 특징은 높은 안전성을 갖춘 다양한 장비를 전트림에 장착했다는 점이다. 또 부분자율주행기술을 지원하며, 자동 제동이 작동되는 지능형 안전시스템을 품고 있다. 이밖에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유행하는 북유럽 스타일라는 점도 주효했다. 해당 지역의 기능미를 중시한 간결한 디자인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고급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단, 현재 중국에서 생산돼 판매하는 플래그십 세단 S90에 대한 논란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생산 프로세스, 품질은 글로벌 표준을 맞추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가진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것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관계자는 "볼보차의 인기가 최근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중국화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SUV 제품의 호조 속에 논란을 조기에 불식시킬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