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 은행들의 임직원 수는 줄어드는 가운데 IT 인력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등장과 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 / 조선일보DB
. / 조선일보DB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현재 550명 수준인 자체 IT 인력 규모를 8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은행 내 디지털 뱅킹 부서 범위가 커진만큼 IT 및 전문인력을 상황에 따라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IT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 대부분 은행이 모두 해당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행한 ‘2017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은 전체 임직원 수는 줄어든 반면 IT 인력은 늘어났다.

2017년 말 기준 19개 은행 전체 임직원 수는 11만9127명으로 이는 2016년 말 12만1639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1% 감소했다. 반면 IT 인력은 같은 기간 3.5% 증가한 4243명으로 집계됐다.

 19개 은행 임직원 수와 IT 직원수 변화 추이. / 한국은행 제공
19개 은행 임직원 수와 IT 직원수 변화 추이. / 한국은행 제공
다른 금융사들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증권과 자산운용을 포함한 금융투자업은 같은 기간 임직원수가 오히려 늘어(0.4%) 3만7660명으로 나타났다. IT인력은 1752명으로 2016년 말 대비 6.5% 줄었다. 보험사는 임직원 수가 전년대비 2.7% 감소해 5만8880명으로 집계됐으며, IT 인력은 소폭(0.8%) 증가한 2481명이었다. 카드사는 임직원이 전년말 대비 1.7% 감소한 1만2746명이었으며 IT 인력도 718명으로 전년대비 4.3% 줄었다.

은행 IT 예산 역시 증가했다. 국내 은행권의 2017년 총 예산은 전년대비 1.0% 증가한 22조5184억원으로 이 중 IT 예산은 전년대비 2.8% 늘어난 2조3215억원으로 기록됐다. 총 예산 대비 IT 예산 비중은 10.3%로 전년 10.1% 대비 0.2%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19개 시중은행 초예산 및 IT 예산, IT예산 대비 IT예산 비중 추이. / 한국은행 제공
19개 시중은행 초예산 및 IT 예산, IT예산 대비 IT예산 비중 추이. / 한국은행 제공
관련업계는 은행권이 IT 인력과 예산을 늘린 것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등장과 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과 9월 각각 출범했다. 케이뱅크가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 후 카카오뱅크는 카뱅 쇼크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기존 은행이 충격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이 일으킨 가장 큰 바람은 비대면 금융 서비스 확대다. 오프라인 지점 방문을 없애고 원격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뱅킹 앱도 대변화를 맞았다. 그 동안 기존 시중은행이 제공하던 모바일뱅킹 앱은 첫 화면부터 많은 메뉴를 배치해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뱅킹이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도록 화면을 직관적으로 구성해 이용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중 은행이 앞다퉈 모바일 뱅킹 개편에 나선 이유다.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일평균) / 한국은행 제공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일평균) / 한국은행 제공
은행들의 이같은 노력으로 모바일 뱅킹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뱅킹 등록고객은 2016년 7836만2000명(2015년 대비 2.4% 증가)에서 2017년 9089만3000명으로 16.0% 늘어났다. 또 2017년중 모바일 뱅킹 이용건수 및 금액은 일평균 5866만건, 3조976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8%, 27.2% 증가했다.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2017년 말 모바일 뱅킹 서비스 등록고객수는 모바일뱅킹에 특화된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개시와 시중은행 비대면 채널 강화 등에 힘입어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