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 제품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애플과 아마존을 해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도 상당수 도입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에만 731대가 도입돼 국내 민감·중요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
신용현 의원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산하 30개 기관 중 11개 기관에서 슈퍼마이크로의 서버·메인보드 제품을 731대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은 "광주과학기술원, KAIST,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뇌연구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 과기부 산하 30개 기관 서버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며 "731대는 자료를 보낸 기관만 파악한 것이고 전체 대수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관별 도입 현황은 보안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에 "포털·통신 사업자 조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며 "파악한 내용은 확인감사 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슈퍼마이크로는 미국의 대표적인 서버 및 서버용 메인보드 전문 제조사다. 이 회사가 만든 서버 및 서버용 보드 제품들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900여개 기업이 사용한다. 주로 중국 내 하청업체를 통해 서버, 회로기판 등을 조립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 이 업체가 생산해 애플과 아마존 데이터센터에 공급한 서버에서 중국으로 몰래 정보를 빼내는 스파이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 여기에 중국 정부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서버는 일반 기업은 물론, 미국 국방성과 의회, 국토안보부, 미 항공 우주국 등 중요 기관에 다수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서는 KT를 비롯해 삼성, LG, KT, LG유플러스, KB국민은행, 서울대, KBS, 서울도시철도 등 38개 기업과 기관이 이 회사 제품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0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KT도 57대 서버를 보유하고 있다"며 "대부분 연구개발(R&D)용으로 사용해 보안 문제는 없지만 면밀하게 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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