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만든 수소전기버스가 울산시 124번 시내버스로 활용된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와 울산시는 이날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차고지에서 ‘울산광역시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지역 운수업체 대표, 시민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가 울산 노선버스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한다. /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울산 노선버스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한다. / 현대차 제공
울산시 124번 시내버스에 투입되는 수소전기버스는 울산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대왕암공원까지 왕복 총 56㎞구간을 1일 2회 운행한다. 해당 노선은 현재 CNG(압축천연가스)버스 11대가 운행되고 있다.

수소 충전은 2017년 문을 연 옥동충전소를 이용한다.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약 5.5㎞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전국 최초 수소전기전시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해 수소산업 선도도시로서의 자부심과 열정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우리나라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전기차, 충전소, 수소배관 보급 뿐 아니라 산업용, 가정용,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수소생산 및 저장시스템 구축 등 전 주기에 걸친 수소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해 세계 톱(TOP) 수소시티를 실현하고 수소산업을 국가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성권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사장은 "수소전기버스는 시민에게 수소전기차의 우수한 성능과 높은 안전성, 친환경성을 알리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버스를 비롯한 다양한 수소차 보급과 충전소 확산을 위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울산, 수소경제 신도시로 육성한다

22일 수소전기 노선버스 투입과 함께 울산시, 울산여객자동차,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협력하고 ▲수소전기버스 확산을 함께 모색하며 ▲수소전기차와 충전소의 안전성 및 환경개선 효과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 노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울산시와 현대차, 세종공업, 동희산업, 명화공업, 에스에이티, 효성, 덕양, SPG산업, SDG 등 9개 수소산업 관련 기업, 한국수소협회는 울산을 수소경제 선도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추가 체결했다.

이들 수소산업 관련 기업, 협회, 지자체는 ▲수소 생산, 공급, 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 수소산업을 지원 육성하고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대뿐 아니라 울산 내 산업단지에 수소전기트럭, 수소전기선박, 수소전기지게차 등 다양한 산업 운송수단을 보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예정이다. 또 ▲수소산업 관련 규제의 선제적 해소 및 다양한 사업 모델 개발에 서로 협력하고 ▲국내 수소전기차 연 3만대 생산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중장기 설비 투자도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시가 수소관련 업체 등과 맺은 ‘울산광역시 수소경제 선도도약 협력 MOU’의 내용대로 수소전기차 연 3만대 생산시스템이 현실화되면, 완성차업체와 전국 협력업체 125여곳 등에서 9000억에 가까운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2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여지가 있다.

여기에 국내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 중기 보급목표인 100기가 전국에 구축될 경우 향후 수소관련 전체 투자액은 1조원을 넘는다.

여기에 현대차는 2020년부터 스택 내구성 등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수소전기버스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 효율과 모터 출력을 확보해 차세대 수소전기버스에 적용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는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 차량 용도, 탑승 인원, 화물칸 용량, 차체 크기 등을 다양화해 개발할 것"이라며 "수소전기버스 라인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수소전기버스 대중화 시동 걸었다… 세계 주요국도 잰걸음

수소전기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차인데다 고성능 공기정화필터를 적용해, 1대로 중형 디젤차 40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다. 또 도심 운행이 잦고 주행 거리가 길어 대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

차고지를 중심으로 고정 노선을 달리기 때문에 주행거리 관리와 수소 탱크 관리가 수월해 적은 숫자의 충전소 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내년 전국 5개 도시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한다. 이어 광역좌석버스로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총 1000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다. 2019년 수소전기버스 보조금 신설, 운송사업용 수소버스 취득세 50% 감면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수소전기버스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이다. 미국은 26개 기업이 참여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유럽은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대를 위한 FCH-JU 주관 ‘JIVE(Joint Initiative for hydrogen Vehicles across Europe)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5개 권역 위주로 150여대 규모의 수소전기 시내버스 실증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일본 도요타는 2017년 수소전기버스 2대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고, 2018년 3월에는 수소전기버스 ‘소라(SORA·하늘이라는 의미)’ 양산을 시작했다. 도요타는 오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버스100대를 보급한다.

중국은 3차(2016년~2020년)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10여개 업체가 수소전기버스 파일럿 모델을 공개했고, 포샨(佛山)시는 오는 2019년말까지 수소전기버스 2000대를 보급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50년이면 수소전기버스가 누적 500만대쯤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맥킨지는 2050년 수소전기 버스와 트럭이 전체 수소전기차 내 5% 비중을 차지하지만, 수송분야에서 수소차가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감축분의 30% 이상을 수소버스가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