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용 패널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기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액정표시장치(LCD) 업황이 바닥을 치면서 OLED로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정상 궤도에 오른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제외한 스마트폰용 중소형 플렉시블 OLED 등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단기적인 실적 회복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단지 전경. /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파주 단지 전경. / LG디스플레이 제공
24일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3분기 매출 6조1024억원, 영업이익 1401억원을 기록했다고 실적을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들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국의 LCD 물량공세로 패널 가격이 추락하면서 수익성이 바닥을 친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은 높지 않아 여전히 이익의 90%는 LCD에서 거두는 실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분기 들어 OLED TV용 패널이 분기 최초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 3분기 흑자전환의 배경은 일시적인 LCD 패널 판가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 가격은 2017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7월 들어 오르막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LCD 패널 가격 상승세는 8~9월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는 이마저도 주춤한 추세다.

그럼에도 OLED TV용 패널 사업이 흑자를 달성하면서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OLED TV용 패널 판매량은 2017년 170만대를 돌파했다.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필립스, 그룬딕, 뢰베, 메츠, 베스텔, 뱅앤올룹스, 하이센스 등 글로벌 제조사 다수가 OLED TV 진영에 합류했다. OLED TV는 고급 TV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문제는 중소형 OLED 사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궤도에 오른 TV용 대형 OLED 패널과 달리 휘어지는 특성으로 최근 스마트폰 등에 많이 탑재되는 플라스틱 OLED(POLED)의 경우 여전히 저조한 수율 등의 문제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 전체를 놓고 보면 2020년까지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24일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주 E6-1 라인의 POLED 양산은 4분기 중 시작될 예정으로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분기당 1500억원 정도 발생해 4분기 실적이 일부 반영될 예정이다"라며 "2018년 감가상각비는 지난해 대비 1조원쯤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하반기 E6-2에서도 양산을 시작하면 추가적인 감가상각비가 발생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중소형 OLED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중국 BOE 등과 함께 후발주자에 속한다. LCD가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OLED 전환에 시간과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전환을 위해 LCD 생산능력을 줄이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적극 모색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16조원으로 책정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2018년과 2019년은 OLED로의 사업 전환을 하는 데 중요한 시기로, OLED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LCD 부문의 차별화 전략을 가속화해 수익성 창출에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