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㊸3등신 로봇의 선구주자 '마신영웅전 와타루'

김형원 기자
입력 2018.10.27 06:00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2018년 시작과 함께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머리가 큰 3등신 로봇을 유행시킨 애니메이션의 원조는 1988년 등장해 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이한 ‘마신영웅전 와타루’(魔神英雄伝ワタル)다.

마신영웅전 와타루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마신영웅전 와타루는 한국 대중에게는 생소한 작품이다. 1998년 일본대중문화 개방 이전 KBS와 투니버스 등에서 ‘드래곤파이터’, ‘씽씽캅’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와타루는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시즌 1이 방영되지 않는 등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국내 로봇 게임·만화·애니메이션 마니아 사이서 꽤 영향력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와타루는 1980년대 1990년대 인기 게임 장르였던 ‘롤플레잉게임’ 요소를 접목해 장대한 세계관과 다채로운 모험 이야기를 갖춘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게임 요소를 애니메이션에 더한 시도가 당시 신선한 도전이었다고 평가한다.

마신영웅전 와타루 주인공 로봇(마신) ‘류진마루’. / 야후재팬 갈무리
와타루에 등장하는 로봇 ‘마신(魔神)’은 짜리몽땅한 몸집의 3등신 로봇 메카닉의 선구자적인 캐릭터다. 멋진 외형의 로봇이 판치던 1980년대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실험적인 도전’이었다고 평가받는 ‘류진마루(龍神丸)’ 등 애니메이션 속 마신은 몸매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액션으로 당시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일본 장난감 업계에 따르면 당시 타카라(현재 타카라토미)에서 선보인 ‘마신대집합(魔神大集合)’ 프라모델 시리즈는 어린이 사이서 불티나게 판매됐다. 3등신 로봇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와타루가 보여준 셈이다.

1980년대 감성을 살려 부활시킨 류진마루 프라모델. / 맥스팩토리 제공
와타루의 성공을 지켜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선라이즈는 자신들의 인기작 ‘기동전사 건담’을 3등신으로 데포르메(déformer) 한 작품 ‘SD건담’ 시리즈를 1988년 출범시킨다. SD건담 시리즈는 장난감 제조사 타카라의 미니카 ‘초로Q’와 리얼 로봇의 선구자 ‘태양의 이빨 다그람’을 믹스한 ‘초로Q다그람’에서 출범했다 알려졌지만, 마신영웅전 와타루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 SD건담의 생명력이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생각이다.

와타루는 1980년대 생소한 개념이던 ‘미디어믹스’를 실현한 작품이다. 라디오 드라마가 TV애니메이션과 동시기에 방송됐고, 비디오테이프와 레이저디스크(LD) 등에 담겨 판매되는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용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별도로 제작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만화책과 소설, 8비트 게임기 패밀리컴퓨터와 PC엔진으로 등장했던 게임 소프트웨어 등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와타루 콘텐츠가 소비됐다.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일본에서 나온 마신영웅전 와타루는 1990년 ‘와타루2’, 1997년 ‘초마신영웅전 와타루(超魔神英雄伝ワタル)’ 등 시리즈로 이어졌다.

◇ 부활의 날개짓? 봇물처럼 쏟아지는 와타루 관련 상품

마신영웅전 와타루는 2018년 30주년을 맞이했는데, 최근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피규어 제작사 센티넬은 봉황 로봇 형태로 변신 가능한 ‘류오마루(龍王丸)’ 액션 피규어를 최근 선보였으며, 피규어프라모델 제작사 맥스팩토리는 ‘류진마루’, ‘센진마루’, ‘자코마루’ 등 마신 로봇을 소재로 한 프라모델 상품을 차례차례 출시하고 있다.

음반 회사 JVC뮤직은 1988년 방영된 첫 번째 와타루 애니메이션 주제곡인 ‘스텝(STEP)’을 7인치 아날로그 레코드에 담은 음반을 9월 일본 현지에 선보였다.

도쿄에 위치한 이케부쿠로 마루이 백화점에서는 26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마신영웅전 와타루 30주년 기념전’이 열린다. 행사에는 당시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던 애니메이터 ‘타케우치 히로시’가 참여해 사인회를 연다.

반다이 스피리츠가 공개한 마신영웅전 와타루 30주년 기획 이미지. 현지에서는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반다이 스피리츠 제공
건담 프라모델로 유명한 반다이 스피리츠는 23일 와타루 30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획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새로운 애니메이션과 모형 상품이 함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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