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물체에 의한 인공위성 충돌 위험성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우주 환경에서의 위협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의 정밀 궤도를 결정하고, 우주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정밀한 거리 측정 시스템이 필요하다.

나로과학위성. / 조선일보DB
나로과학위성. / 조선일보DB
국내에서도 최근 한반도 상공에 있는 인공위성의 위치를 레이저로 밀리미터(㎜) 수준 거리까지 측정할 수 있는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SLR)가 추가로 구축돼 본격적인 연구 관측을 시작한다.

레이저는 직진성이 뛰어나고, 높은 단색성을 지니며, 간섭성도 우수하다. 이 때문에 레이저는 먼 거리를 진행해도 퍼지지 않고 곧바르게 나아가며, 빛의 세기를 한 점에 강하게 모을 수 있어 수만㎞ 떨어져 있어도 원하는 표적에 정확하게 비추는 데 용이하다.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는 지상에서 위성체에 레이저를 발사한 뒤 반사돼 되돌아오는 빛을 수신해 위성까지의 레이저 왕복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정확한 거리를 산출한다. 이를 통해 고정밀 위성 추적에 필요한 정밀 궤도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원리 자체는 간단하다. 거리는 시간과 속도의 곱이므로, 관측소에서 발사된 레이저가 위성에 반사돼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에 광속(299792458m/s)을 곱하면 레이저의 총 이동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이 값은 왕복 거리이므로, 절반으로 나누면 관측소와 위성 사이의 거리가 된다.

SLR의 기본 원리. /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SLR의 기본 원리. /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세종특별자치시에 구축해 운영 중인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에 이어 경상남도 거창 감악산에도 새로운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가 10월 31일 개소를 앞두고 있다.

거창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는 망원경 크기가 40㎝급인 세종 시스템에 비해 큰 1m 구경의 망원경으로 구성됐다. 레이저 출력도 높아져 정지궤도 고도인 3만6000㎞ 인공위성까지 정밀하게 거리 측정을 할 수 있다.

또 레이저 반사경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20㎝ 크기의 우주물체 추적도 가능하고, 고도 1000㎞ 이내에 있는 물체라면 이미지까지 촬영할 수 있다.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는 국제레이저추적기구(ILRS)에 세종(SEJL) 관측소로 등록돼 국제적 연구 수행에 기여하고 있다. 새로운 거창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는 ILRS에 거창(GEOL) 관측소로 등록돼 국제 연구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 /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 /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편,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는 2012년 이동형으로 개발돼 2015년 대전 천문연 본원에서 세종으로 옮겨졌다. 현재까지 나로과학위성, 다목적실용위성5호를 포함해 반사경을 탑재한 35가지 종류의 인공위성에 대해 주·야간 레이저 추적을 수행했다. 세계 최초로 10㎑ 레이저 반복률의 SLR 시스템을 구축해 더욱 정밀한 레이저 관측 결과를 산출해내 인공위성의 회전 및 동역학 연구를 통한 위성의 진입 시간과 위치의 정밀 계산, 외부 미세섭동에 의한 영향 분석 등 우주과학 연구에 기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