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는 음성인식·인공지능 서비스 시장 패권을 두고 ‘히어러블(Hear + Wearable)’ 기기 시장에 주목한다. 업계 양대 축인 아마존과 구글은 음성인식·인공지능 서비스 적용 기기를 스마트스피커에서 헤드폰·이어폰으로 넓힌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SKT 등 한국 제조사도 이 부문에 뛰어들었다.
스마트스피커는 실내에서, 헤드폰 및 이어폰은 야외에서 사용하기 알맞다. 크기는 작지만, 음성인식·인공지능 헤드폰과 이어폰은 정보 검색, 스마트 기기와 가전 제어는 물론 실시간 통번역까지 척척 해낸다.
◇ 애플 시리 품은 이어팟, 구글 어시스턴트 앞세운 픽셀 버드
음성인식·인공지능 이어폰 시대를 연 주인공은 2016년 등장한 무선 이어폰인 애플 ‘에어팟’이다. 이 제품은 애플 음성인식·인공지능 서비스 시리와 연동, 음악 재생과 전화 통화 등 각종 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구글은 검색 정보에 신경망 기계번역 기능까지 추가, 통번역 정확도를 높였다. 단, 이 기능은 구글 픽셀 버드·구글 표준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조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10월 어시스턴트 유선 이어폰 ‘픽셀 USB-C’를 출시하며 이 제한을 풀었다. 향후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모든 어시스턴트 헤드폰·이어폰에서 실시간 동시통번역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아마존, 개발자 도구 활용해 알렉사 응용 범위 넓혀
아마존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8에서 알렉사 액세서리 키트를 포함한 개발자 도구를 공개했다. 이 도구를 사용해 아마존 음성인식·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를 스마트 및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아마존이 알렉사 액세서리 키트를 발표하자 보스·자브라·베이어다이나믹·뱅앤올룹슨 등 유명 음향 기기 제조사들이 관련 플랫폼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적극적이었던 보스는 노이즈감소 기능을 탑재한 중급 무선 헤드폰 ‘QC(QuietComfort)35II’에 발빠르게 알렉사를 적용했다.
◇ 네이버·삼성전자·SKT·MS도 참전…‘히어러블’ 시장 규모 커진다
국내 ICT 업계도 음성인식·인공지능 이어폰을 눈여겨본다. 네이버는 CES 2018에서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와 동시통번역 기능 파파고를 탑재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마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나 구글 어시스턴트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어 아이콘X’를 선보였다.
음성인식·인공지능을 탑재한 헤드폰과 이어폰, 일명 히어러블 기기의 미래는 밝다. 부피가 작아 항상 휴대할 수 있다. 전화 통화와 음악 감상은 물론 정보 검색과 통번역, 센서를 활용한 건강 관리 등 다양한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시각 만큼 중요한 청각 요소를 사용하는 제품이라 쓰기 쉽고 직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분석도 낙관적이다. 히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가 매년 두배 이상씩 성장해 2022년쯤에는 전세계에서 233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