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환경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냄새를 구현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VR 관련 전문 소식통 VR업로드는 말레이시아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Imagineering Institute)의 연구진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가상으로 원하는 냄새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고 8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 연구팀이 개발한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 장치. /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 제공
말레이시아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 연구팀이 개발한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 장치. /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 제공
후각은 시각과 청각, 촉각에 이어 진정하고 현실적인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인 감각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주로 화학물질을 조합해 필요한 냄새를 만드는 방법이 연구됐었지만, 이는 화학 물질의 종류에 따라 조합할 수 있는 냄새가 한정되고, 물질 자체도 수시로 보충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말레이시아 연구팀이 개발한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Digital Smell Interface)’는 화학물질 대신 전기 신호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 내부의 냄새를 맡는 수용체 신경을 미약한 전기 신호로 직접 자극함으로써 특정한 냄새를 맡는 것과 비슷한 감각을 재현하는 방법이다.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의 작동 구조. /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 제공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의 작동 구조. / 이미지니어링 인스티튜드 제공
이 방법은 이론상 전기 신호의 강약과 패턴 등을 조절함에 따라 각기 다른 냄새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하나의 장치에서 거의 모든 사물의 냄새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신호로 제어하기 때문에 원본의 냄새를 언제 어디서든 100% 그대로 복제 및 재현할 수 있다. 가상현실뿐 아니라 인터넷 쇼핑이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때도 사진 및 영상 속에 나오는 사물과 현장의 냄새를 현실에서 느끼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에서 사용하는 전류는 몇 밀리암페어(㎃) 수준에 불과해 통증이나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기술은 코 안쪽 깊숙한 곳까지 냄새를 느끼게 하는 전극을 밀어 넣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 기술 소개 영상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