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 카카오가 온라인 상거래 사업 영역을 강화하겠다며 관련 조직을 카카오커머스라는 별도 회사로 분사하면서다. 이 때문에 고용불안 해소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노조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내부에 두 번째 노조 출범 움직임까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내 직원들이 익명으로 사내 관련 글을 주고받는 앱인 ‘블라인드'에 지난달 초순 올라온 이 글은 ‘바른노조 분사 철회 태스크포스 출범'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위원회는 커머스 분사 철회 태스크포스팀을 결성하기로 결정했다"며 "회사를 규탄하고 총력을 다해 저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14일 카카오 안팎에 따르면 카카오 사측과 노조 모두 제2노조 움직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 측은 "블라인드 앱은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들이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곳일 뿐이며 공식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도 "처음 올라왔던 글 이외에는 제2 노조 관련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카카오 내부 직원 역시 "카카오 내부 움직임을 한 명의 직원 입장에서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주변에서 제2노조를 꾸린다는 움직임을 보거나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일단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만으로는 당장 제2 노조와 관련된 움직임이 가시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내부 전언이다.

또한 그동안 분사가 많았던 카카오인 만큼, 이번에 분사하는 카카오커머스의 경우에만 유별나게 사내 이슈가 발생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카카오는 2015년 6월 오프라인 캐릭터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프렌즈(현 카카오IX)의 분사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2017년 4월), 카카오모빌리티(2017년 8월), 음악 및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카카오M(2018년 11월) 등 분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지금까지 분사된 자회사만 9개다.

카카오에서 분사한 자회사의 사업분야를 살펴보면, 카카오커머스 역시도 분사를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했다기 보단 오히려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기 위해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특화된 회사를 만들었다고 보는게 맞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커머스 분사에 대해 "그동안 회사 내 한 사업 부문으로서 운영되면서 회사 내 자원 배분에서 밀리는 효과가 있었다"며 "분사 이후 회사 구조상의 이슈를 제거하고 하나의 회사로서 체계를 갖춰 성장 추진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카카오커머스 분사가 결정되던 시기엔 직원의 소속 이동 문제나 근로조건 변동 등을 두고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이전 분사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어 내부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은 "지금은 사측과 정보를 공유하며 분사 이후 직원 소속 문제 등 다양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분사 자체를 노조에서 반대를 했던 것은 아니며 정보 공유와 결정 과정에의 참여 보장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