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0% 굴욕 구글 '파이'…프로젝트 트레블 효과는 글쎄

차주경 기자
입력 2018.11.19 06:00
구글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9.0 버전(파이)’이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구글 파이는 8월 공개·배포됐다. 하지만, 구글 개발자 블로그에 공개된 점유율 자료를 보면 3개월이 지난 11월에도 설치 점유율이 0%에 머무르는 등 성적이 저조하다.

구글 파이는 ‘프로젝트 트레블(Treble)’의 연장선상에서 개발된 운영체제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 업데이트 과정을 간소화해 최신 버전 판올림 시간을 줄여준다.

하지만, 파이는 프로젝트 트레블 개발 목적인 ‘최신 운영체제로의 전환 시간 단축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 안드로이드 8.0 버전(오레오) 이후 출시된 극히 일부 스마트폰에만 적용된다.

안드로이드 9.0 버전을 소개하는 이미지. / 구글 개발자 블로그 갈무리
애플 iOS 최신 버전은 발표 직후부터 단시간에 여러 기기에 설치된다. 애플 iOS 12는 발표된지 불과 2주만에 설치 점유율 46%를 기록했다.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은 발표 후 기기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이 넘는 경우도 있다.

최신 운영 체제를 바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소비자의 불만은 커진다. 보안을 비롯한 업데이트도 제한된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도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존 하드웨어와 신형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구글 프로젝트 트레블 설명도. / 구글 개발자 블로그 갈무리
구글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7년, 안드로이드 8.0 버전부터 프로젝트 트레블을 기획했다. 기존에는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 시 운영체제 프레임워크는 물론, 스마트폰 하드웨어 관련 코드까지 모두 수정해야 했다.

프로젝트 트레블은 운영체제 프레임워크와 스마트폰 하드웨어 관련 코드를 분리, 운영체제 프레임워크만 갱신하면 스마트폰 하드웨어 관련 코드가 자동 적용되도록 한다. 구글은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 업데이트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프로젝트 트레블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려면 코드를 보존할 ‘저장소 파티션’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장소 파티션은 스마트폰 설계 단계에서 적용돼야 하며, 이미 만들어진 스마트폰에는 추가하기 어렵다.

원플러스 개발진의 프로젝트 트레블 관련 포스팅. / 원플러스 포럼 갈무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 개발진은 OTA(Over The Air, 무선 업데이트)로 저장소 파티션을 추가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자칫 기기에 치명적인 고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구글 프로젝트 트레블은 2017년, 안드로이드8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에만 적용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8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모두 프로젝트 트레블을 지원하는 것도, 안드로이드9 업데이트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제품에 따라 구글 프로젝트 트레블의 장점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운영체제 프레임워크를 갱신하더라도, 스마트폰의 독자 UI 및 고유 기능은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와 갤럭시노트9는 프로젝트 트레블 대응 기기지만, 아직 안드로이드9이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구글은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2017년 말 안드로이드8 기기 수보다 2018년 말 안드로이드9 기기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프로젝트 트레블이 성공리에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IT 외신 폰아레나는 15일(현지시각)자 보도를 통해 2017년 12월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8의 설치 점유율이 불과 0.5%였다고 밝히며, 안드로이드9의 성장세가 너무 더디고 제조사별 대응도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