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이른바 ‘뉴(new)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하드웨어(HW)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창용 NIPA 원장. / NIPA 제공
김창용 NIPA 원장. / NIPA 제공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신임 원장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가상·증강현실(VR·AR) 등 3대 신(新) 소프트웨어(SW) 분야를 집중 육성,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창용 원장은 10월 18일 NIPA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NIPA 원장으로 취임하기 이전 삼성전자의 종합기술원 퓨처(Future) IT연구소 소장, DMC연구소 소장, 상근고문, 3D융합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힘을 보탰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자료(2017년)에 따르면, 연평균 AI가 55.2%, 블록체인이 61.5%, VR·AR이 112% 성장하는 등 세계 ICT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ICT 수출 증가율은 2017년 21.6%에서 2018년 16%, 2019년 1.8%로 낮아진다.

그가 ‘뉴 소프트웨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은 새롭게 떠오른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플랫폼 분야는 글로벌 기업이 이미 선점한 만큼 응용서비스 분야의 지원을 늘려갈 방침"이라면서 "내년에는 응용 서비스 분야의 예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NIPA는 올해 50억원 수준인 AI 예산은 내년 4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VR·AR 예산은 올해와 내년 각각 150억원 집행할 예정이다. 내년 블록체인 예산으로 79억원도 확보했다.


그는 "500조원 정도인 ICT 산업을 5~10년 후 700조~800조원 규모로 키워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대기업 중심인 IT업계가 다시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뀌고 새 성장동력도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용 NIPA 원장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NIPA 제공
김창용 NIPA 원장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NIPA 제공
또 그는 각 사업별 구체적인 예도 제시했다. 김 원장은 "AI는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최신 알고리즘, 컴퓨팅파워를 제공할 수 있다"며 "공항 식별추적시스템, AI를 이용한 의료 진단 등 대규모 AI 응용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VR·AR은 동대문 등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쇼핑몰에 직접 가지 않아도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며 "5G 통신망 위에서 먼 곳에서 직접 매장을 둘러보는 듯한 경험을 하고 쇼핑까지 이어가는 한편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한류 케이팝(K-Pop)를 접목하면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VR·AR은 가상현실 뉴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등 일상 생활 밀접형 킬러앱을 발굴해 육성을 추진하겠다"며 "외국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 적용 온라인 동대문 쇼핑몰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블록체인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삼성전자에 재직할 때는 블록체인 사업이 삼성전자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초기이기 때문에 AI와 비교해 우리에게 굉장히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국가 차원에서 중요 사업으로 키워야 한다"면서 "NIPA도 다양한 블록체인 실증 사업을 진행해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생태계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 기조대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 육성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김 원장은 "블록체인 자체 수요 때문에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를 육성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2017년 기준 500개인 수출 스타트업을 1000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동남아시아 진출에 적극적인 남방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인도, 하노이,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해외거점을 적극 활용해 스타트업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돕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