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 열리는 대규모 할인전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소비자는 이 시기에 주로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유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온라인, 특히 모바일 쇼핑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월마트 모바일 앱. / 월마트 홈페이지 갈무리
월마트 모바일 앱. / 월마트 홈페이지 갈무리
반면,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가는 점차 온라인 유통가에 밀려나는 형국이다. 이들은 풍부한 매장 내 경험에 온라인의 편의를 더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마련, 난국을 헤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서 O2O 서비스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 블랙프라이데이…해마다 온라인은 ↑ 오프라인은 ↓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대세는 온라인이다. 유통 시장조사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 조사 결과, 아마존을 포함한 주요 온라인 유통가 상위 80곳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지난해보다 23.6% 늘어난 62억2000만달러(7조200억원)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가의 예상치 59억달러(6조6650억원)를 뛰어넘은 수치다.

이 가운데 주축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쇼핑’이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온라인 주문 총량의 33%쯤인 20억달러(2조2600억원) 매출이 모바일 쇼핑으로 이뤄졌다. 지난해보다 29.1% 늘어난 수치다. 모바일 쇼핑 상품 품목의 단가도 지난해보다 8.5% 늘어난 146달러(16만5000원)로 조사됐다.

반면,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 오프라인 유통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총 매출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시장조사업체 쇼퍼트랙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오프라인 유통가 방문자 수가 지난해보다 1%쯤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블랙프라이데이의 오프라인 유통가 방문자 수 역시 2016년보다 1.7% 줄었다.

◇ 오프라인 유통가, 온라인과 ‘매장 내 경험’ 융합한 O2O에 집중

오프라인 유통가의 전략은 소비자를 매장으로 유도, 다양한 경험 및 상품을 노출해 매출을 이끄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문자 수가 줄어들면 효과는 낮아진다. 미국 오프라인 유통가는 매장 내 경험과 온라인의 장점을 융합한 ‘O2O 서비스’로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월마트(Wallmart), 메이시즈(Macy’s) 등 미국 오프라인 유통가는 앞다퉈 ‘모바일 앱’을 개선했다. 모바일 쇼핑 앱의 소비자 체류 시간이 웹 쇼핑 페이지보다 2.4배쯤 길고, 노출되는 상품 수도 30%쯤 많은 까닭(시장조사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 조사 결과)이다.

오프라인 유통가는 모바일 앱으로 더 많은 상품을 노출하고 바코드 결제를 비롯한 온라인 쇼핑 편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매장 내 경험까지 전달하려 노력했다.

콜스 모바일 앱의 사진 판독 기능 예제. / 콜스 홈페이지 갈무리
콜스 모바일 앱의 사진 판독 기능 예제. / 콜스 홈페이지 갈무리
월마트 모바일 앱에는 상점·상품별 지도가 탑재된다. 소비자는 사전에 모바일 앱으로 동선을 그려볼 수 있다. 타겟(Target) 모바일 앱에는 통합 결제 기능이, 콜스(Kohl’s) 모바일 앱에는 현금 포인트 자동 합산·저장 기능이 추가됐다. 상품 사진 판독 기능, 바코드 간편결제 기능도 추가됐다. 모두 오프라인 매장 방문자를 위한 편의 기능이다.

월마트와 타겟이 선보인 O2O 서비스 ‘주문 후 직접수령’ 서비스도 인기였다. 온라인 혹은 모바일 앱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보는 서비스다. 어도비애널리틱스는 주문 후 직접수령 매출이 지난해보다 73% 늘었다고 밝히며,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연말연시 미국 쇼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은 신선식품, 서점, 무인 매장 등 O2O 서비스를 앞세워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잠식했다. 이에 맞서 월마트와 타겟 등 오프라인 유통가 대표주자는 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을 인수, 온라인 사업과 O2O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O2O 서비스를 앞세운 월마트와 타겟의 3분기 e커머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O2O 서비스의 경쟁력이 또 한번 증명됐다. 미국 온 오프라인 유통가 사이 O2O 서비스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