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구축 사업이 사실상 보류됐다. 생명보험업계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사용할 공인인증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삼성SDS에 우선사업자 선정 취소를 통보했다. 생명보험협회 측은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잠정 보류하고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30일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 회원사가 투표를 통해 삼성SDS와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삼성SDS가 업계에서 요구하는 사안을 맞추지 못하면서 공동 인증에 대한 효용이 사라진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 이미지. /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생명보험협회 이미지. /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생명보험협회와 생명보험사는 2017년 12월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5월 20일 '생명보험업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블록체인 기반 혁신과제 구현 사업' 우선 사업자로 삼성SDS를 선정했다.

생명 보험사들은 생명보험협회 차원에서 공인인증서 등 인증서비스를 총괄해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삼성SDS는 생명보험사들이 각각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진행한 은행연합회에선 이 방식을 사용한다. 삼성SDS는 은행연합회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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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험사 관계자는 "삼성SDS가 제안한 대로 개별 생명보험사가 공동인증서를 구축할 경우 업계 간 호환이 되지 않는다"며 "공동 인증도 되지 않고 예산도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S는 "업계에서 요구하는 사안인 인증 및 보험금 자동청구를 모두 충족했다"며 "삼성SDS는 생명보험사별 인증서 발급을 제안했으나, 생명보험협회의 요청으로 생명보험협회만 인증서를 발급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명보험협회는 지난주 회원사 총투표를 통해 우선 사업자로 선정한 삼성SDS와의 협력을 잠정 중단하고 공동 인증 사업을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블록체인을 이용한 보험금 자동 청구 사업은 추진할 예정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지난주에 생명보험협회 회원사가 투표를 했고 투표 결과를 삼성SDS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SDS 관계자는 "내용을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