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자회사 코인원트랜스퍼(대표 신원희)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 '크로스(Cross)'를 선보였다. 코인원트랜스퍼에 따르면 크로스의 해외 송금 수수료는 기존 은행보다 80% 정도 낮다. 코인원트랜스퍼는 국내 송금보다 해외 송금에 집중한다. 특히, 해외 송금액의 70%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신원희 코인원트랜스퍼 사업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에서 '크로스'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변화를 일으키자고 마음먹고 탄생한 것이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 서비스 크로스"라며 "'SBI 리플 아시아'와 협력해 엑스커런트(Xcurrent) 솔루션을 도입했고, 올해 하반기 크로스에 적용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오키타 타카시 SBI 리플 아시아 대표, 신원희 코인원트랜스퍼 사업대표, 데차폴 람윌라이 태국 시암상업은행 팀장,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코인원트랜스퍼, 블록체인 해외송금 서비스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코인원 제공
왼쪽부터 오키타 타카시 SBI 리플 아시아 대표, 신원희 코인원트랜스퍼 사업대표, 데차폴 람윌라이 태국 시암상업은행 팀장,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코인원트랜스퍼, 블록체인 해외송금 서비스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코인원 제공
엑스커런트는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업을 시작한 리플이 기존 은행에서 사용하던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 스위프트)'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 솔루션이다. 리플은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2016년 일본 SBI그룹과 합작 법인 'SBI 리플 아시아'를 설립했다. 코인원트랜스퍼는 SBI 리플 아시아와 협력해 엑스커런트 솔루션을 도입할 약 120개 이상의 글로벌 은행을 이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코인원트랜스퍼는 기획재정부로부터 해외 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코인원트랜스퍼는 지난 10월 필리핀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필리핀 송금 서비스는 현재 코인원트랜스퍼가 독자 개발한 API로 돌아간다. 코인원트랜스퍼는 올해 말 태국 해외 송금을 시작으로 엑스커런트를 사용한 해외 송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2019년 상반기까지 태국,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 외에 일본, 중국과 한국 간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크로스의 장점으로 빠른 송금, 낮은 수수료, 실시간 추적을 들었다. 신 대표는 "은행 해외 송금은 중간 참여자가 많아서 수수료가 비싸고 송금 속도가 느렸다"며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해 알래스카든 아프리카든 크로스만 거치면 송금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한국에 있는 A씨(한국 C은행 계좌 보유)가 태국에 있는 B씨(태국 D은행 계좌 보유)에게 100만원을 보내려면 C은행이 송금 내용을 스위프트 전문으로 바꿔, 외국 중개은행인 E은행에 보내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물론, 송금은행인 C와 수취은행인 D은행 모두 중개 은행인 E와 환거래 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했다.

하지만 A씨가 크로스에 가입해 B씨에게 1000만원을 보내면 중개은행 대신 크로스가 엑스커런시를 이용해 일종의 중개은행 역할을 한다. 신 대표는 "엑스커런시를 통해 기존 은행이 주고받던 수취은행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며 "100만원을 보낸다고 가정할 경우 은행 해외 송금 수수료는 6만원 정도이지만, 크로스는 1만원 이하면 된다. 80% 정도 수수료를 절감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최소 수수료는 5000원이며, 최대 수수료는 송금액의 1%"라고 말했다.

이어 신 대표는 "해외 송금을 할 경우 히든 피(Hidden Fee, 송금액에서 송금 수수료를 별도 차감하는 것)가 발생했지만, 크로스는 수령인이 얼마를 받을지 송금할 때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해 히든 피를 없앴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태국의 경우 송금까지 5분 내외가 걸린다"며 "며칠 걸리던 해외 송금을 10분 이내로 단축했다"고 덧붙였다.

코인원트랜스퍼는 국내 송금 시장보다 해외 송금 시장에 집중한다. 신 대표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해외 송금의 70%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의 본국 송금"이라며 "200만명 이상인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 송금을 80~90% 담당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국내 송금 시장은 이미 너무나 간편한 상태"라며 "코인원트랜스퍼가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영역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코인원은 블록체인, 암호화폐 전문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로 코인원트랜스퍼의 크로스는 블록체인 세상을 연결하겠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 중 하나"라며 "크로스 런칭을 계기로 블록체인이 상상 속 혁신이 아닌 일상에 스며든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