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가 저마다 프리미엄 제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경쟁적으로 탑재하면서 OLED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은 2017년까지만 해도 6인치 미만이 대부분이었으나, 2018년 들어 6인치 이상 대화면 비중이 커지면서 이 시장 매출 증가에 톡톡히 기여했다.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글로벌 디스플레이 전문 조사·컨설팅 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트(DSCC)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OLED 패널 매출은 2018년 264억달러(29조8200억원)에서 19% 증가한 310억달러(35조200억원)가 될 전망이다.

OLED 패널 매출은 2017년 233억달러(26조3200억원)에서 2018년 13%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2019년에는 다시 성장률이 대폭 증가한다. 2019년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보다 22% 증가한 6억1000만장, 출하면적은 35% 늘어난 900만평방미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DSCC는 OLED 패널 매출이 2017년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해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489억달러(55조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OLED 패널 시장 성장의 주역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2018년 OLED 패널 매출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한다. 프리미엄 TV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형 OLED 패널의 매출 기여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최근 2년간 OLED 패널 출하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 중 하나는 스마트폰 화면 크기의 대형화다. 스마트폰 신규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커지면서 OLED 패널 시장은 성장을 지속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까지만 해도 6인치 이상 스마트폰용 OLED 패널 비중은 16.4%에 불과했다. 5.5~5.99인치 OLED 패널이 62.6%로 가장 많았고, 4.58~5.2인치의 비교적 작은 OLED 패널 비중도 21.0%나 됐다.

하지만, 2018년 들어서는 6인치 이상 대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며 상황이 급변했다. 6~6.43인치 OLED 패널 비중이 30.8%로 급증했고, 심지어 2017년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6.46~7.2인치 OLED 패널도 단숨에 19.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절반 가까이가 6인치 이상 대화면을 채택한 셈이다. DSCC는 나아가 2019년에는 6인치 이상 OLED 패널 탑재 스마트폰 비중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2017~2022년 스마트폰 화면 크기별 OLED 패널 매출 현황 및 전망. / DSCC 제공
2017~2022년 스마트폰 화면 크기별 OLED 패널 매출 현황 및 전망. / DSCC 제공
실제로 올해 출시된 6.5인치 애플 아이폰XS 맥스를 비롯해 갤럭시노트9(6.4인치), LG V40씽큐(6.4인치), 화웨이 메이트20(6.53인치), 오포 파인드X(6.4인치), 비보 넥스(6.6인치) 등 대부분 제조사가 주력 제품을 6.5인치 전후로 내놨다. 특히 OLED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보다 베젤 두께를 줄이는 데 유리해 대화면 스마트폰에 적합하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대각선 두 꼭지점 간 거리를 말하므로 스펙상 같은 인치라 해도 화면 비율에 따라 체감 크기가 다를 수 있다. 과거 3대 2나 4대 3 화면비와 비교하면 16대 9 화면비가 더 위아래로 길어 보이고, 최근 주력인 18대 9 이상 화면비는 더 길쭉한 모양새를 보인다. 이 역시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도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쥐는 방향인 제품 좌우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그립감을 높인 제조사의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이 무작정 더 커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DSCC도 당분간 스마트폰 업계가 6.5인치 디스플레이를 주력으로 채택하되,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 7.2인치 이상 OLED 패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은 크기가 커지는 만큼 가격대도 높기 때문에 2022년 OLED 패널 전체 매출의 16%에 해당하는 55억달러(6조22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장 화면 크기가 큰 모델을 플래그십으로 내세우는 만큼 상대적으로 작은 스마트폰은 성능이 낮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내년 등장할 폴더블 스마트폰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당분간 풀 스크린 대화면 트레드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