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유명 팝가수 테일러스위프트가 콘서트장에서 스토커를 분별하기 위해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전에 관객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안을 목적으로 했더라도 관객들의 얼굴 데이터를 무작위로 수집했다는 점에서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연 중인 테일러 스위프트. / 테일러 스위프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공연 중인 테일러 스위프트. / 테일러 스위프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안면인식 기술 선두주자 중국

최근 홍콩 유명 가수 장쉐여우의 콘서트장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사용됐다. 이를 통해 지명 수배범을 잇달아 검거한 사실이 알려지며 안면인식 기술은 더욱 주목 받는다.

중국은 안면인식 기술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국가다. 미국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진행한 안면인식 공급업체 테스트(FRVT)에서 참가한 세계 39개 기업 및 기관의 안면인식 알고리즘 가운데 상위 1~5위를 모두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중국은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안면 인식 기술 적용 빠르게 확대 중이다. 공공 분야에선 보안 감시 카메라, 인공지능, 안면인식,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국 전역에 비디오와 이미지 분석을 통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샤프 아이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사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 성의 구이양 공안국은 수년 동안 신원을 숨겨온 도망자들과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이 안면인식 시스템을 이미 활용 중이다.

◇ 퍼져나가는 안면인식 기술

최근 얼굴인식 기술은 민간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적용 범위가 확대 중이다. 일본은 12월부터 NEC와 제휴해 얼굴인식 기술로 이용자를 식별하고 대금 결제까지 가능한 무인 편의점을 열었다. NEC 그룹의 직원이 카메라 얼굴 인식을 거치거나, 사원증을 대면 이용이 가능하다.

무인 편의점에서 상품 결제를 하는 모습. / LG CNS 제공
무인 편의점에서 상품 결제를 하는 모습. / LG CNS 제공
앞서 10월 LG CNS도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입점한 무인 GS25편의점에 자사의 안면 인식 기술과 인공지능(AI) 상품 인식 시스템을 선보였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공항에서도 해당 기술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르면 2019년 여권과 탑승권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출국이 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일부 해외 공항에서도 여권과 항공권 없이도 출국 심사와 탑승 수속·보안 검색이 가능한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2018년 5월 세기의 결혼식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국 해리왕자와 할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의 결혼식에서는 아마존의 얼굴인식 도구 ‘레코그니션(Rekognition)'이 사용됐다.

◇ 편리하지만 해결할 숙제 한가득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 모두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안면인식 기술 활용처가 늘어남과 동시에 보안과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무분별하게 수집된 데이터가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얼굴인식 기술 개발업체 센스타임의 서비스 소개화면. / 센스타임 동영상 갈무리
중국 얼굴인식 기술 개발업체 센스타임의 서비스 소개화면. / 센스타임 동영상 갈무리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 아마존 ‘레코그니션' 서비스는 뜨거운 감자다. 5월 미국 올랜도 경찰 당국은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인권단체의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아마존이 얼굴인식 기술을 범죄자를 쉽게 체포하는 수단으로 마케팅하고 있지만, 이는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남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안면 인식 기술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높은 오류율을 보인다. 이로 인해 특정 용도로 사용될 경우 편향된 의사 결정에 따른 사회적 차별을 조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직 정교하게 자리 잡지 못한 기술로 인해 엉뚱한 제3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세계 최고 안면인식 기술 자랑하는 중국도 기술 오류로 망신을 사기도 했다. 중국 저장성 닝보시는 시내 곳곳에 설치한 안면인식 카메라를 통해 무단횡단자를 적발한 뒤 얼굴을 전광판에 공개한다.

그런데 버스광고에 실린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의 얼굴을 무단 횡단자로 잘못 인식해 전광판에 공개했다. 닝보 시 경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감시 시스템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철저한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